김동윤 역학 전문가
.부산출생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미주세계일보><워싱턴중앙일보>
.<뉴욕중앙일보>에 '김동윤의 역학' 고정칼럼 연재
.도서출판 윤성 대표
.현재 운수 좋은 집 대표
.전화 347-732-9232
.이메일 jaemakim@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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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생 사 주
어느 분이 본인의 평생사주를 가지고 오셨다. 수 십 년 전 서울에서 고명하신 선생님한테서 받은 것인데 내용이 전부 한자로 씌어 있어서 내게 해설을 부탁하러 온 것이다. 평생사주란 글자 그대로 한 사람의 인생 전체에 걸쳐서 길흉화복이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물론 사주 전반에 대한 총평이 있고, 그 다음에는 해당 나이에 따른 운수의 변화가 적혀져 있다. 어느 방면으로 진출해야 성공하는지, 어떤 배우자를 만나는지, 부자가 될 수 있는지, 자손은 얼마나 두는지, 무엇을 조심해야 되는지 등이 적혀 있다. 물론 언제 죽는지도 쓰여 있다.
옛날에는 사대부 집안이나 부잣집에 자손이 태어나면 이름난 선생에게서 평생사주를 받았고 자식이 장성하여 집을 떠나게 되면 이것을 주어 평생의 지표로 삼게 하였다. 세상을 살다 난관에 봉착하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평생사주에 적힌 내용을 참고하도록 배려하였던 것이다.
필자가 존경하는 류충엽 선생이 쓰신 ‘역문관야화’에 이런 내용이 있다. 평양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난 김사장이라는 사람이 있다. 해방 후 이북에 공산 정권이 들어서고 토지개혁과 지주 숙청작업이 진행되면서 월남할 수밖에 없었다. 토지 문서와 가보 몇 개만을 보따리에 싸고 서울로 남하하였다.
생활이 궁핍하여 이북의 토지를 팔려고 하였지만 38선이 확정된 후에는 그것이 불가능하여 가보를 팔아 연명하던 중에 가보 속에서 그의 부친이 어느 술객으로부터 받은 자신의 평생사주를 발견하였다. 1945년~1948년에 이르는 구절에서 “임진강 이북의 땅은 오랑캐 땅이 되니 흙을 남쪽으로 옮겨라.” 뒤늦게 땅을 친 김사장은 그 다음부터 평생사주의 기록을 신주 모시듯 하면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술객의 조언을 따랐다. 그 결과 사업으로 크게 성공하였음은 물론이고 목숨을 구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윽고 사주감평서를 펼쳐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우선은 너무나 반가웠다. 년평(年評)과 월평(月評)이 모두 사자성어(四字成語)로 되어있고 붓글씨로 쓰신 필체가 유려하여 마치 옛 스승의 모습을 본 듯하였다. 해마다의 운세를 월별로 나누어서 길흉득실(吉凶得失)과 진퇴(進退)를 조목조목 밝혀 놓은 게 필자가 공부했던 방식 그대로가 아닌가.
밤을 새워 감정서를 작성하였던 시절이 절로 생각난다. 말로 몇 마디 해주면 될 것을 가지고 고생을 사서 한다고 투덜거리기도 하였지만 이래야 고수(高手)가 될 수 있다는 말씀에 고분고분 따랐던 그 때가 바로 엊그제 같다.
예전에는 정말 그랬었다. 신년 운세를 적어줄 때도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조합하여 네 글자로 만들어 함축적으로 표현하였다. 멋이 있었다는 말이다. 맞고 틀리고는 다음의 문제였다. 당년 운세가 그러할진대 평생사주는 더 말할 나위 없이 정성을 쏟았다. 빨라도 보름 보통은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들였다.
십 년 전만 하더라도 필자도 사자성어로 감정서를 만들었는데 날이 갈수록 손님들이 한문을 거북하게 여기고 한글로 써 달라고 부탁하는 바람에 오늘날은 아예 한자(漢字)를 쓰지도 않는다. 아무렴 맞히기만 하면 될 게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게 그렇지 않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아니겠는가.
격식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또한 한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한자 고유의 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 평생사주를 떠올리다보니 인생을 무던히도 신중하게 살았던 옛 분들의 지혜에 다시금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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