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트 버논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1732~1799)이 결혼해서 숨을 거둘 때까지 살았던 마운트 버논(Mount Vernon)에 둘러보았다. 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워싱턴이 쓴 글이 전혀 과장이 아닌 듯싶다. 완만한 경사의 야트막한 산언덕이 껴안듯 흐르고 있는 강줄기를 만나 생기가 뭉쳐진 자리에 그의 저택이 자리 잡고 있다. 순하고 부드러운 바람과 맑고 깨끗한 물이 만나 좋은 기운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다.
저택 앞쪽으로는 광활한 평야가 펼쳐지고 뒤로는 버지니아의 젖줄인 포토맥강이 유유히 흐르는 그야말로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형국으로 과연 명당이다. 저택 뒤로 돌아가니 강 건너 메릴랜드가 손에 잡힐 듯 그림 같은 평원이 펼쳐진다.
곳곳에서 “What a view!"를 연발하는 방문객 사이를 빠져나와 남쪽으로 걸음을 옮기니 왼편에 묘지가 나타난다. 워싱턴 시절부터 있던 가족묘지로서 강가에 바짝 붙은 강가에 위치하고 있다. 묘소로 쓰기에는 마땅치 않은 지엽말단의 자리로서 한 눈에 거슬린다. 거센 강바람을 마주하고 있으므로 생기가 있을 리 만무하고 끊임없는 강물의 침식작용으로 기초가 흔들리는데 어떻게 견딜까 싶다. 당시의 워싱턴도 보수공사에 지쳐서 새로운 자리로 이장을 도모하지만 본인이 갑자기 발병하여 세상을 뜨는 바람에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왜 워싱턴은 자신의 유언장에 표시된 장소가 아닌 문제투성이의 가족묘지에 안장되었을까. 졸지에 일을 당해 경황이 없어서 그랬다고 치자. 그러나 워싱턴이 지정했던 자리로 옮기는데 삼십년이 넘게 걸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 동안에 집안은 몰락하여 마운트 버논의 영화는 사라졌으며 후손들의 관리 소홀로 저택의 지붕이 내려앉고 기둥이 무너지는 등 잡초가 무성한 폐허로 바뀌었다.
전국 각지에서 순례단이 몰려 와서는 실망만 안고 돌아서기 일쑤였는데 그 중에서 한 여인이 분연히 일어나 행동에 나서게 된다. 건국의 아버지가 살았던 역사적인 유적을 살려야 한다며 거국적인 모금행사를 벌였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순조롭지 않은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마운트 버논 부인회(Mount Vernon Ladies' Association)를 조직하여 워싱턴 시대를 재현하는 복원작업에 나섰던 것이다. 결국 부인회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마운트 버논은 살아났고 현재는 한 해에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서 찾아오고 있다.
문제가 된 묘지에서 서쪽으로 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워싱턴이 원했던 새 묘소가 있다. 워싱턴 장군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고 표기된 심플한 벽돌 구조물이다. 고인의 인품을 반영한 듯 소박하기 이를 데 없다. 물론 풍수적으로 길한 자리이다. 주산의 기운을 간직한 용맥에 위치하고 좌우의 지세가 안정된 것이 마음에 든다.
몇해전 40주기를 맞이한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가 문득 떠오른다. 변변한 기념관 하나 없는 이박사에게 어느 여인이 구원의 손길을 보낼지 자못 궁금하다.
(문의) 347-732-9232
김동윤 역학 전문가
●부산출생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미주세계일보><워싱턴중앙일보>
●<뉴욕중앙일보>에 '김동윤의 역학' 고정칼럼 연재
●도서출판 윤성 대표
●현재 운수 좋은 집 대표
●전화 347-732-9232
●이메일 jaemakim@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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