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설날
내일은 설날이다. 음력으로 정월 초하룻날을 설날이라고 하며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어렸을 때 설빔을 입고 조상께 차례를 모시고 집안 어른께 세배도 드리고 하루 종일 맛난 음식을 먹으면서 놀았던 기억이 눈앞에 생생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일가친척들로 집은 몹시 붐볐지만 사람 사는 재미는 쏠쏠했던 시절이다. 어른들은 주로 화투를 즐겼고 아이들은 윷놀이, 팽이치기, 구슬치기, 숨바꼭질 등 놀 거리도 다채로웠다. 여럿이 연을 날리면 시간 가는 줄 몰랐고 저녁에는 폭음탄을 터뜨리면서 함성을 질렀다.
요즘 자라는 아이들에게 참으로 미안하다. 명절을 쇠는 추억이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세상이 재미없어졌다. 모두가 어른들의 책임이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는지 모르지만 정신적 문화적으로는 확실히 퇴보했다고나 할까.
예전에는 섣달 그믐날 한밤중부터 정월 초하룻날 아침 사이에 복조리를 사서 문에 걸어 놓고 한 해의 복을 기원하였다. 대나무를 쪼개서 만든 조리는 쌀을 씻을 때 돌을 거르는 도구인데, 설날에 사는 조리에는 복이 붙어 있다고 해서 복조리라고 한다.
밤새껏 조리장수들이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조리를 집안으로 던져 놓으면 다음 날 셈을 치르고 한 해 쓸 조리를 부엌에 걸어놓곤 하였다. 조리 속에 돈이나 엿을 넣어두면 복을 더 많이 받는다고 하였다.
그믐날 밤에는 신발을 방안에 들여놓고 자기도 하였다. 야광귀(夜光鬼)가 신발을 훔쳐가게 되면 그 신발의 주인은 화를 당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이를 두려워하여 저녁이면 모두 자기 신발을 방안에 감추고 불을 끄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 액을 피하는 방법으로 문밖에 큰 체를 걸어놓으면 효과가 있다 하였다. 그것은 야광귀가 오더라도 이 체를 보고 쳇불의 눈구멍이 얼마나 되는지 세어보다가, 자꾸 틀리는 바람에 처음부터 다시 세어보는 동안 날이 밝아 닭이 울면 도망쳐 버리므로 방안을 엿볼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섣달 그믐날을 까치설날이라고 부르는데 유래가 재미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 21대 소지왕이 즉위한지 십 년 되는 어느 해에 천천정에 거동하였다. 이 때 까치와 쥐가 와서 울더니 쥐가 사람의 말로, “까치가 가는 곳을 따라가시오” 하였다.
까치를 따라가니 남쪽 피촌에 이르렀다. 갑자기 한 늙은이가 못 속에서 나와 글을 올렸는데, 겉봉에는 ‘이 글을 읽으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요, 읽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입니다’ 라고 씌어 있었다.
“두 사람을 죽게 하느니 차라리 글을 읽지 않고 한 사람만 죽게 하는 것이 낫겠다”고 왕은 말했다. 일관이 아뢰기를, “두 사람이란 백성을 말하는 것이요, 한 사람이란 군왕을 말하는 것입니다” 왕이 그 말을 옳게 여겨서 글을 떼어보니, ‘금갑을 쏴라(射琴匣)’ 고 적혀 있었다.
왕은 곧 궁궐로 돌아가서 거문고 갑을 향하여 화살을 쏘았다. 궤짝 속에는 왕비와 은밀히 간통하고 있던 중이 숨어 있었다. 두 사람은 왕을 해칠 음모를 꾸미고 있던 중이었다. 왕은 두 사람을 사형에 처하였다. 위기를 모면한 소지왕은 까치를 기념하려고 설 전날을 까치의 날로 정하였다. 그 후부터 섣달 그믐날을 까치설날로 부르게 되었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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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역학 전문가
●부산출생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미주세계일보><워싱턴중앙일보>
●<뉴욕중앙일보>에 '김동윤의 역학' 고정칼럼 연재
●도서출판 윤성 대표
●현재 운수 좋은 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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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jaemakim@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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