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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오늘 거멍이가 죽었다
최종천
올해가 모차르트가 죽은 지 250 주년이라고 그를 추모하며 그의 음악을 듣자고 한다. 오늘은 모차르트만 죽은 날이 아니다 오늘은 누구보다 우리 공장에서 기르는 간절한 눈빛의 거멍이가 죽은 날이다 건너 공장의 수컷을 만나러 가다가 차에 치어 죽었다 나는 모차르트보다 거멍이를 추모하리라 누구는 “죽음은 모차르트를 듣지 못하는 것이다” 라고 하지만 나에게 있어 죽음은 개 짖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이다 모차르트는 죽은 것이 아니라 죽지 못하고 있다
인간의 역사에는 개구멍을 통하여 구원받은 자들이 많다 정문보다 개구멍을 통하여 드나드는 자들은 성공을 보장받게 된다 개에게는 개구멍이 없다 개만도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많고 모차르트의 죽음을 추모하는 것은 의무이다 인간은 누구나 모차르트의 피조물이다
나는 자신의 피조물이다 고로, 나는 거멍이를 추모하고자 한다 모차르트는 듣다가 꺼 버릴 수 있지만 거멍이의 짖는 소리는 꺼지지 않는다 거멍이가 꺼버려야 비로소 꺼진다 헛것인 나를 짖어주던 거멍이의 눈동자가 하늘에 떠 있다, 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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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목숨은 존귀한 것, 이 시로 하여, 그대는 모차르트의 250주년 추모식보다 귀한 개 한 마리의 죽음을 더욱 더 애도하게 될 것이다. 이 시가 가슴을 두들기는 것은 바로 오늘, 그토록 생을 함께 나누며 살았던 거멍이가 죽었기 때문이다. 250년 전 모차르트의 큰 업적은 음악에 큰 기여를 했지만 오늘 당신 앞에 생생하게 짖어대던 거멍이가 숨을 거둔 것보다 더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아픔과 슬픔이 또 있는가? 오늘, 필자도 모차르트보다 거멍이의 죽음을 단연코 추모하기로 한다.
최종천 시인은 전남 장성에서 출생. 1986년 [세계의 문학] 및 1988년[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눈물은 푸르다><나의 밥그릇이 빛난다> 등이 있다. <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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