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속 과학 2008년 7월 미국 롱아일랜드의 몬탁 해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의 사체 한 구가 발견됐다. 개나 너구리만한 몸집의 이 괴생명체는 독수리와 비슷한 부리에도 물개처럼 매끈한 피부, 그리고 공룡에게서나 볼 수 있는 날카로운 송곳니를 지니고 있었다.
죽은 지 꽤 되었는지 군데군데 부패했으며 바닷물에 의해 잔뜩 불어 있었지만, 외관은 비교적 뚜렷하게 알아볼 수 있는 상태였다. 바닷가를 산책하던 관광객에 의해 발견된 이 괴생명체의 사진은 한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되면서 전 세계에 유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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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탁 해변에서 발견된 괴생명체의 사체 | 여러 가지 동물의 특징을 섞어 놓은 듯한 이 사진에 네티즌들은 ‘몬탁 괴물’이란 이름을 붙인 후 그 정체에 대해 갖가지 상상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아직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은 미기록종이라는 설에서부터 외계생명체라는 설, 과학자들의 이종교배 실험 또는 유전자 조작에 의해 탄생했다는 설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또 어떤 이들은 기업체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마케팅으로 활용하기 위한 이벤트로 추측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중에는 매우 독특한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선 이들도 있었다. 몬탁 괴물은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추진한 공간이동 실험 도중 잘못된 변형을 일으켜 죽은 동물이라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들은 그 증거로 사체가 발견된 곳이 몬탁 해변이라는 점을 들었다. 몬탁 해변에는 제2차 세계대전 전에 미국 육군의 기지였던 캠프 히어로가 있었는데, 그것이 후에 몬탁 공군기지가 되어 1969년까지 존속했다.
이 기지의 지하에는 4층 규모의 넓은 지하시설이 있으며, 거기서 공간이동 실험 및 시간여행 실험, 인간의식 통제실험, 유전자 조작 실험 등이 행해졌다는 것. ‘피닉스 프로젝트’라고 명명된 그 실험은 바로 공간이동 사례의 전설처럼 되어 버린 ‘필라델피아 실험’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졌다는 게 음모론자들의 주장이다.
2차 대전 당시 행해진 스텔스 실험
필라델피아 실험이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해군이 독일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기 위해 행한 스텔스 실험이었다. 당시 미국을 비롯한 연합국 측은 독일의 U보트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었다.
항속 거리가 1만2천㎞나 되는 독일의 중형 잠수함 U보트는 대서양을 횡단하는 연합국 군함을 비롯해 상선도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을 가했다. 이에 미국과 영국은 U보트의 위협에 대처할 방안을 찾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필라델피아 실험이었다.
필라델피아 실험에는 아인슈타인, 니콜라 테슬라, 폰노이만, 허친슨, 커텐아워 등 당대 최고의 과학자들이 총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실험의 이론적 근거가 된 것은 아인슈타인의 통일장이론이었다.
만유인력, 전기력, 자기력, 핵력 등 모든 기초적 힘을 하나의 통일된 개념으로 기술하고자 하는 통일장이론은 20세기 물리학자들의 꿈이었다. 아인슈타인은 통일장이론에 근거해 충분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장비가 있을 경우 물체 주변의 빛을 구부려 원래의 물체가 보이지 않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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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라델피아 실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엘드리지호 |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물체의 투명성 원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니콜라 테슬라가 발명한 ‘테슬라코일’이 필요했다. 테슬라코일은 저전압을 고전압으로 바꿀 수 있는 장치로서, 수백만 볼트의 전압을 만들어낼 수 있다.
1943년부터 시작된 필라델피아 실험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자 드디어 1943년 7월 22일 오전 9시 현장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에 이용된 배는 USS 엘드리지 DE-173이라는 미 해군 소속의 경구축함이었다.
필라델피아 조선창 앞바다에 정박한 엘드리지호에는 1천500억 볼트로 승압할 수 있는 발전기 2대와 자기장을 만드는 테슬라코일 4개를 비롯한 각종 전기기구가 가득 실려 있었다. 드디어 함상의 발전기가 가동되자 1천500억 볼트의 전류가 유입되면서 엄청난 자기장이 엘드리지호를 감싸기 시작했다.
잠시 후 푸르스름한 안개가 배를 감싸면서 선박이 가려지더니 안개가 걷히자 엘드리지호도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실험을 지켜보던 관계자들은 레이더에만 잡히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예 눈에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해 했다.
얼마 후 발전기를 중지시키자 다시 안개가 나타났다가 걷히면서 엘드리지호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후 일어났다. 육지에 있던 관계자들은 실험에 참여했던 엘드리지호의 선원들이 하나같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매스꺼움을 호소하고 구토 증세를 보이는 선원이 있는가 하면 방향 감각을 잃는 등 대부분 얼이 빠져 있었다. 미 해군은 선원들을 모두 교체시킨 후 투명 상태가 아닌, 레이더 추적 방지만을 목표로 재실험을 실시하기로 했다.
약 3개월 후인 1943년 10월 28일 오후 5시 15분, 엘드리지호에서 재실험이 시작되었다. 발전기가 가동되고 테슬라코일이 작동되자 녹색의 빛이 번쩍 일면서 배 전체를 감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번처럼 배가 사라졌고, 그 자리엔 수면이 소용돌이치며 구멍만 남았다. 그런데 얼마 후 사라진 엘드리지호는 필라델피아에서 남쪽으로 약 640㎞나 떨어져 있는 버지니아주 노퍽의 포츠머스 지역에 나타났다. 그리고 수 분이 지난 후 엘드리지호는 다시 실험이 행해진 필라델피아 해군기지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며칠이나 걸릴 거리를 수 분 만에 왔다갔다한 선박의 공간이동이 눈앞에서 일어난 것이다.
선원 중 120명 순식간에 실종
하지만 공간이동 후의 결과는 매우 처참했다. 당시 엘드리지호에는 176명의 선원과 과학자 5명 등 총 181명이 탑승해 있었는데, 실험 후의 생존자는 불과 21명뿐이었다. 나머지 인원 중 120명은 온데간데없이 실종되었으며, 40명은 방사능에 노출돼 죽거나 감전사로 타 죽은 시체로 발견됐다.
또 생존자 중에도 일부는 정신이상자가 돼 버렸고, 나머지도 신체적으로 매우 심한 이상 증세를 보였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사체 중 5구가 마치 선박의 일부가 된 것처럼 함선의 철판에 박힌 채로 발견되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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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코일을 발명한 니콜라 테슬라 | 이상이 지금껏 밝혀진 필라델피아 실험의 전모이다. 예상치 않은 이 공간이동 현상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기 위해 미국 정부는 새로운 연구에 착수했다. 이것이 바로 ‘레인보우 프로젝트’이다.
이 연구에 관여한 과학자들은 물체가 전자기망 안에 갇히면 현실과는 다른 차원에 빠지게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이었다. 다른 차원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필라델피아 실험에서 증명된 것처럼 심각한 정신적 혼란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이런 정신적 혼란을 극복해 차원 간의 연결을 순조롭게 이루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연구할 필요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은 다시 이 연구에 매달렸는데, 몬탁 기지에서 행해진 이 연구가 바로 피닉스 프로젝트였다는 것. 피닉스 프로젝트에서는 사람의 의식과 전자기장이 어떤 관계를 갖는지 알아보기 위한 각종 실험이 행해졌다.
하지만 미 정부는 그런 실험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지금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그처럼 신기에 가까운 기술은 과거에는 물론 지금도 없다고 주장한다. 또 해군 당국은 사건 당시 엘드리지라는 함선이 필라델피아나 노퍽에 간 적이 없다며 함선 일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럼 그 누구도 감히 상상하지 못할 ‘필라델피아 실험’이 일반인에게까지 널리 알려지게 된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다음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