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속 과학 필라델피아 실험은 120명이 실종되고 40명이 사망한 2차 실험을 끝으로 중단됐다. 실험을 계속하기엔 인명 피해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948년 미국 정부는 필라델피아 실험의 후속 연구를 다시 추진했다.
공간이동 및 시간여행이 일어난 원인을 밝히고,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때 사람들이 겪는 정신적 혼란을 극복하고 두 차원 간의 연결을 원만하게 이루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게 후속 연구의 주안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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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라델피아 실험의 후속 연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몬탁 기지. | 이 연구가 바로 몬탁 기지에서 이뤄진 피닉스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1969년 미국 의회는 사회적 혼란과 연구의 위험성을 우려해 피닉스 프로젝트를 중단시켰다. 그러나 정부의 예산 지원이 끊긴 상태에서도 정체불명의 여러 단체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연구가 계속 이뤄졌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그런 연구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몬탁 프로젝트 역시 실험에 직접 참여했다는 이들의 증언이 속속 나왔다. 그들에 의하면 실험대상자들 중에서 ‘몬탁 소년들’이라는 중심 그룹이 결성돼 시공간을 오가는 실험이 진행됐다는 것.
그러나 그들 중 1%만 실험에서 살아남았으며, 생존자들도 대부분 기억이 손상되거나 조작돼 자신이 실험에 참여한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 중에는 ‘몬탁 의자’라는 구체적인 실험 도구에 대한 증언도 포함돼 있다.
여러 개의 코일이 붙어 있는 이 의자는 양자 전자기 과정을 통해 인간의 의식을 읽어낸다는 것. 또 몬탁 기지에는 425~450㎒ 대역의 주파수를 내는 장비도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거대한 전자파를 내는 송수신기가 필요했던 이유는 이 주파수 대역이 인간의 의식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의 연구 중단 결정 이후에도 비밀리에 운영되던 몬탁 기지는 1983년에야 폐쇄됐다. 그것은 몬탁 기지가 1984년에 공원용지로 뉴욕주에 기증된 사실에서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몬탁 기지의 어느 부분도 공원으로 재단장돼 일반에게 공개된 적이 없다.
또 공원용지로 지정된 이후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군인들이 계속 경계근무를 서며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는 목격담이 종종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몬탁 프로젝트가 지금도 은밀히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보는 시선도 있다.
공원용지 변경 후에도 공개되지 않아
그럼 과학이론적으로는 필라델피아 실험에서의 엘드리지호처럼 공간이동이 실제로 가능한 것일까?
지난 1993년 찰스 베네트를 중심으로 한 미국 IBM사 연구팀은 양자역학의 기본 특성인 얽힘현상을 이용하면 원자 규모의 공간이동이 물리적으로 가능하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얽힘현상은 20세기 초에 탄생한 양자역학의 주요 개념 중 하나인 ‘중첩’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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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 규모의 공간이동이 물리적으로 가능하다는 논리를 제시한 찰스 베네트. | 중첩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것이 ‘슈뢰딩거의 고양이’이다.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슈뢰딩거가 제시한 이 사고실험은 방사성 핵이 든 기계와 독가스가 든 통이 연결된 상자 속에 갇혀 있는 고양이를 상상하는 데서 출발한다.
방사성 핵이 붕괴될 경우 독가스가 분사돼 고양이가 죽는다. 1시간 후 핵이 붕괴될 확률을 50%가 되도록 해놓을 경우 고양이는 어떻게 될까? 1시간 후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붕괴된 핵과 죽은 고양이’이거나 ‘붕괴되지 않은 핵과 죽지 않은 고양이’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의 확률 개념에서 보면 고양이가 살아 있는 것도 아니고 죽어 있는 것도 아닌 중첩 상태가 존재한다. 이처럼 두 입자가 양자적으로 얽혀 있을 때 한쪽 입자의 특성이 바뀌면 다른 입자도 같은 특성을 띠게 된다.
얽혀 있는 입자는 그 중 어느 것을 측정해도 같은 특성을 띠게 되므로 이 같은 성질을 활용할 경우 입자의 완전한 복제가 가능해 공간이동을 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찰스 베네트의 이 같은 논리는 1997년 오스트리아의 안톤 질링거 교수팀에 의해 실험적으로 입증됐다.
당시 질링거 교수는 한 지점에 있던 빛을 제거한 뒤 1㎞ 떨어진 곳에서 이와 똑같은 빛을 완전하게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실험은 광자 그 자체를 이동시킨 것이 아니라 단지 광자의 성질만을 멀리 떨어진 다른 광자에 첨가한 것이므로 실질적인 물질의 공간이동은 아닌 셈이다.
사실 필라델피아 실험의 애당초 목적은 배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어뢰나 자기기뢰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자기기뢰란 배가 가까이 지나가면 자기감응 작용을 일으켜 자동으로 폭발하는 기뢰로서, 적 군함의 접근을 막기 위해 물속에 설치하는 기뢰이다. 자기어뢰 역시 목표물에 부딪쳤을 때 자기감응 작용을 일으켜 자동적으로 폭발하는 어뢰를 말한다.
함선을 커다란 케이블로 감싼 후 고압의 전기를 흘려보내면 자기 신호가 혼란되어 자기어뢰를 옆으로 빗나가게 할 수 있다. 전류를 흘러 전자석의 원리로 원래 함선의 자기를 없애 자기기뢰에서 보이지 않게 할 수도 있다.
특수 수로를 이용해 하루 만에 이동
그러나 이 방식을 사용해도 인간의 눈이나 레이더를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럼 왜 공간이동이나 시간여행 같은 초과학적인 황당한 목격담이 나온 것일까. 이에 대해 미국 해군은 자기소거(De-Gaussing) 작업을 위해 설치한 전기선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당시 함선의 자기소거 작업을 위해 많은 일꾼들이 고용됐는데, 해군 관계자들의 대화 중에서 ‘투명화 작업’이란 얘기를 잘못 전해 듣고는 여러 사람들의 입을 거치면서 소문이 눈덩이처럼 부풀어지게 됐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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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라델피아 실험은 작업 인부들이 말을 잘못 알아듣은 데서 소문이 부풀려졌다고 미 해군은 해명했다. | 필라델피아에 있던 엘드리지호를 640㎞나 떨어진 노퍽에서 동시에 보았다는 수많은 목격자들의 증언에 대해서도 비슷한 추정이 가능하다. 필라델피아 실험에 대해 오랫동안 추적해온 한 연구자는 1943년 당시 엘드리지호와 나란히 정박돼 있던 엥스톰호를 그 용의자로 지목했다.
당시 엥스톰호에는 자기소거 장치가 설치돼 있었는데, 엥스톰호는 필라델피아를 출항해 노퍽에 도착했다가 다시 필라델피아로 돌아왔는데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는 것. 그 비결은 일반 항로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해군이 이용하는 내륙의 특수 수로인 체사피크-델라웨어 수로를 항해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필라델피아에서 노퍽까지 6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따라서 하루 만에 필라델피아에서 노퍽까지 가서 다시 필라델피아로 이동한 엥스톰호를 목격한 이들이 그 같은 소문을 지어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서두에서 말한 ‘몬탁 괴물’의 사체 역시 어처구니없는 소동이었음이 나중에 밝혀졌다. 몬탁 괴물이 발견되기 2주 전 한 청년은 몬탁 해변의 동쪽에 위치한 셀터 섬에서 미국 너구리인 라쿤의 사체를 발견했다.
그때 청년이 떠올린 것은 소형 선박에 사망자가 생존했을 때 사용했던 부장품을 싣고 불을 붙여 띄워 보내는 바이킹 방식의 장례였다. 청년은 친구들과 함께 유아용 튜브에 라쿤의 사체를 실은 뒤 불을 붙여 바다로 띄워 보냈는데, 2주 후 그것이 몬탁 괴물로 발견됐다는 것.
결국 몬탁 괴물의 정체는 밝혀졌지만 그 후에도 이상한 동물의 사체가 발견되면 사람들은 제2, 제3의 몬탁 괴물이라며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마치 필라델피아 실험에 대한 음모론이 계속 새로운 증인들을 내세우며 생명을 이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