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신할머니
버지니아에 사는 미세스 정한테서 연락이 왔다. 지난 6월에 상담을 했던 미세스 정은 사주가 너무 약해서 애가 들어서기가 힘들다. 사주란 모름지기 한난조습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여자 사주가 불기라고는 하나 없이 온통 차갑기만 하니 결혼한 지 십년이 넘었는데도 감감 무소식이다. 사주가 차가우면 몸도 차가운 법, 얼음장같이 차가운 몸에 아기가 생길 리 없다. 게다가 남편팔자에도 자식 자리가 약해서 아기 낳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전번에 만났을 때 필자가 조목조목 설명을 해주었다. 이만 저만해서 아이를 낳기 힘드니 정 자식을 원한다면 입양을 하시라고 권했더니, 남편이 입양을 반대한다면서 무슨 방법이 없겠냐고 하면서 눈물로 호소하였다. 아이가 없어서인지 남편하고 자꾸만 다투고 사이가 멀어져서 잘못하면 헤어질지도 모른다면서 통사정이다.
타고난 팔자로는 무자식이지만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고 하늘에 기도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지 않은가. 그래서 백일기도를 드리게 되었다. 당시에 점괘를 뽑아보았더니 11월에 아기가 들어오기는 하지만 유산수가 살짝 보였다. 그야말로 살얼음을 걷는 형국이었다.
드디어 지난 수요일로 백일기도가 끝나면서 미세스 정이 꿈을 꾸었다. 꿈속에 하얀 토끼를 보았는데 갑자기 그녀의 입을 통해서 뱃속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잠을 깨었다. 생전 처음 심상치 않은 꿈을 꾸고는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다음날 밤에 또 꿈을 꾸었다. 전번에 봤던 토끼가 다시 나왔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가 돌연 토끼를 물었다. 강아지를 두 마리 키우고 있는데 그 중 한 녀석이 그랬던 것이다. 꿈속에서도 너무 슬퍼서 엉엉 울었다.
이틀 후에 다시 꿈을 꾸었다. 과일가게에 갔는데 사과 하나를 손에 집었다. 사과를 사겠다고 가게 주인에게 말을 하긴 했는데 집에 까지 가지고 왔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서 안타까워한다. 꿈 풀이를 부탁하면서도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미세스 정이 가엽다.
꿈에서 말한 그대로 딸이 들어오는 전형적인 태몽이다. 정성을 들였을 때 이처럼 확실하게 응답이 오면 참으로 감사하다. 본인도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는데 문제는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다. 기도 덕분으로 아기가 들어오는 마당에 애완견이 시샘을 하고 있으니 잘못하면 다 된 밥에 코 빠트리기가 된다. 당장에 강아지를 치우라고 말했더니 맡길 데가 없다면서 걱정이 태산이다. 이렇게 마음이 약해빠져서 무슨 자식을 바라냐고 싫은 소리를 하였더니 마지못해 알았다는 대답을 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삼신(三神)할머니를 모셨다. 삼신은 아기를 점지하고 산모와 신생아를 돌보고 수호한다는 세분의 여신령님을 말한다. 삼신의 삼은 태(胎)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며 탯줄을 삼줄이라고도 한다.
삼신할머니에게 자식을 낳게 해달라는 부인들의 간절한 기도는 아기를 낳은 후에도 계속된다. 즉, 집안에 새 생명이 태어나면 흰쌀밥과 미역국을 장만하여 먼저 삼신께 바치면서 영아의 수명과 복을 빌며 또한 산모의 건강회복도 기원한다. 그 후에 산모가 음식을 먹는다. 젖이 부족할 때도 삼신상을 차려서 삼신께 빌고 백일과 돌에도 삼신상을 차린다. 보통 일곱 살이 되어 칠성신에게 인계될 때까지는 삼신이 돌봐주신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문의) 347-732-9232 30-02 MURRAY ST. FLUSHING, NY 1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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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역학 전문가
●부산출생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미주세계일보><워싱턴중앙일보>
●<뉴욕중앙일보>에 '김동윤의 역학' 고정칼럼 연재
●도서출판 윤성 대표
●현재 운수 좋은 집 대표
●전화 347-732-9232
●이메일 jaemakim@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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