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신 감 (自信感)
농구 경기 종료 몇 초를 남기고 마지막 공격이다. 골을 넣으면 시합을 이기고 못 넣으면 그대로 패배하는 상황이다. 다섯 명중 어느 선수가 슛을 던질지 그게 문제다. 슈팅 성공률이 가장 높은 선수가 던질까?
아니다. 자신감이 가장 강한 선수가 던진다. 승패를 결정짓는 승부사적인 기질이 다분한 선수가 던지게 되어 있다. 예전 같으면 시카고 불스의 마이클 조던이 도맡아 던졌다. 실패한 적도 있지만 짜릿한 역전 슛으로 명장면을 연출한 경우가 훨씬 많다.
미래 예측의 기능으로 손님들을 상담하는 필자의 직업상 여러 덕목이 필요하지만 자신감을 첫 손가락으로 꼽고 싶다. 강한 자신감의 바탕에는 튼튼한 실력이 있어야함은 물론이지만, 기량이 아무리 좋아도 골대 앞에서 주저하면 일류가 되지 못한다.
때로는 신중함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과감하게 잘라주어야 한다. 두루뭉수리한 말을 들으려고 손님들이 오시는 게 아니다. 될지 안 될지를 확실하게 그어 주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복채보다 더 큰 사용가치를 돌려주어야 할 게 아닌가.
몇 년 전 일이다. 가정불화 끝에 이혼을 결심한 부인이 찾아온 적이 있다. 궁합이 상극에다 원진살까지 붙었으니 헤어지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런데 점괘를 뽑아보니 이별수가 없지 않은가. 부부 금슬은 형편없지만 이혼이 어렵다고 말했더니 손님이 고개를 젓는다.
이혼 서류에 양 당사자가 서명을 해서 변호사한테 넘겼는데 무슨 말씀을 하시냐고 되묻는다. 아차 싶었지만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신명을 걸고 버텨야 한다. 내 점괘로는 이혼이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몇 달 지나서 그 손님이 다시 찾아 왔다. 내 말대로 이혼이 되지 않았는데 이유가 재미있다. 이혼을 납득할 수 없다고 여긴 변호사가 이혼절차를 진행시키지 않다가,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의 흥분이 가라앉자 서류를 돌려주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냥 살고 있다고 한다. 팔자려니 하고 말이다.
얼마 전에는 대입 수험생을 둔 부모가 찾아왔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해서 부모의 기대가 보통 아니다. 지망할 대학을 물어보는데 점괘가 엉망이다. 하나같이 아이비리그에 속한 학교뿐인데 점괘는 불가(不可)를 외친다.
시험 운이 약하니 학교를 낮추셔야 한다고 말했더니 그런 학교에 보내려고 미국에 온 게 아니라는 대답이다. 다른 곳에서는 넉넉히 붙는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한 군데도 안 된다고 하시냐고 되레 따진다. 그래도 내 대답은 마찬가지다.
남편 보기가 민망했는지 부인이 내게 사정을 한다. 이제부터 더 열심히 노력하고 기도도 열심히 하면 되지 않겠냐고 필자의 동의를 구한다. 심정은 백번 이해하지만 나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마음은 아프지만 점을 번복할 수는 없다.
물론, 덕담을 해주면서 좋게 좋게 보낼 수도 있겠지만, 내가 할 일은 정성을 다해서 미래지사를 하늘에 묻고 그 결과를 있는 대로 말해주는 것이다. 점괘가 틀릴까 손님의 눈치를 보지도 않는다. 누군들 하기 좋아서 점을 보겠는가. “내가 옳지 않다면 하늘이 나를 버릴 것이다” 라는 각오를 다지면서,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는다.
김동윤 역학 전문가
.부산출생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미주세계일보><워싱턴중앙일보>
.<뉴욕중앙일보>에 '김동윤의 역학' 고정칼럼 연재
.도서출판 윤성 대표
.현재 운수 좋은 집 대표
.전화 347-732-9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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