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집에서 서류정리를 하고 있는데 쎌폰이 울린다. 전화를 받아보니 여자인데 다짜고짜 지금 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목소리가 하도 비장해서 거절을 하지 못하고 한 시간 후에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서둘러 사무실에 나가보니 여자 두 분이 기다리고 있다. 자매지간이다. 보름 전에 상담을 했다고 하면서 내가 써 준 종이를 꺼내놓고 내 기억을 상기시킨다. “그때 이 사람하고 살면 어떻게 된다고 하셨죠?” 내가 대뜸 대답하기를, “남자가 부숴진다고 했죠.” “예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근데 그 남자가 어제 죽었어요.”
확 소름이 돋으면서 눈물이 핑 돈다.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아무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본인은 감정에 북받쳐서 말을 하지 못하고 동생이 대신 상황설명을 해 준다. 어제 낮에 라면을 끓여먹고는 속이 좋지 않다고 하면서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더니 청심환을 찾더란다. 슈퍼에 다녀오니 남자가 침대에 누운 채 그대로 갔다고 한다.
40대 중반의 여인은 초혼에 실패하고 혼자 살다가 몇 달 전에 이 남자를 알게 되어 여자 집에서 동거하고 있었다. 궁합이 좋지 않으니 올해는 떨어져 있고 내년에나 합치라고 내가 신신당부했건만 남자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이다.
여자는 사주가 강하고 남자는 신약한 사주로서 궁합은 상극상충이다. 서로 극하고 충돌하는 궁합이니까 전격적으로 붙었겠지만, 그해 여자의 운세가 남자를 치는 형국이므로 당분간은 떨어져 있으라고 했는데 남자가 스스로 묘혈을 팠던 것이다. 여자는 강한 금(金)이고 남자는 약한 목(木)이니 금극목(金剋木)하여 나무가 부러졌던 것이다.
이제 어떡했으면 좋을지 상의 드리러 왔다면서 여자는 하염없이 운다. 인연이 없었다 생각하고 독하게 마음 잡수시라는 말 밖에 더 하겠는가. 돌아간 사람이 불쌍하고 자신은 너무 무서워서 혼자 있지도 못하겠다고 벌벌 떤다. 정 그러시다면 망자의 원혼을 달래는 풀이를 하라고 권했더니 흔쾌히 응한다.
길일을 택하여 행사를 치르는데 비명횡사한 남자의 혼이 만신의 몸에 실려 한없이 절규한다. 억울하다고 부르짖으면서 여자를 붙잡고 우는데 행사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눈물을 훔친다. 금생에는 부부 인연이 없으니 다음 세상에서 꼭 다시 만나 잘 살아보라고 달래고 달래서 겨우 떼어 놓았다.
영가천도를 한 후 여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제는 꿈도 꾸지 않고 잠을 잘 잔다면서 고맙다고 한다. 돌아간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여자는 지금 하와이로 시집가서 잘 살고 있다. 물론 내가 궁합을 봐 줬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김동윤 역학 전문가
.부산출생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미주세계일보><워싱턴중앙일보>
.<뉴욕중앙일보>에 '김동윤의 역학' 고정칼럼 연재
.도서출판 윤성 대표
.현재 운수 좋은 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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