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합유감
압구정동에서 상담실을 운영할 때의 일이다. 밖에는 봄비가 내리고 있는데 저녁 늦게 이십대 후반의 아가씨가 들어온다. 사주를 풀어보니 상관이 발달하여 콧대깨나 센 팔자였다. 남편복은 없고 초혼이 불리하니 늦게 시집가라는 말을 많이 듣겠다고 하니 고개를 떨구면서 남자 사주를 내 놓는다.
다음 달에 결혼할 사람인데 궁합을 봐달란다. 남자는 신약한 사주로서 도저히 이 여자를 감당할 수 없을뿐더러 상극에다 원진살까지 끼었으니 결혼은 불가했다. 보이는 대로 말을 해 주었더니 여자의 사연이 기막혔다.
오년을 넘게 사귀면서 크게 다툰 적은 한 번도 없어서 별 탈 없이 결혼에 골인하는 줄 알았는데 엄마가 철학관에 다녀오면서 사단이 났다. 결혼 날짜는 받았는데 궁합을 보지 않은 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서 잘 보는 곳에 가셨는데 결혼하면 바로 깨진다고 단 칼로 치더란다. 그 길로 두 군데를 더 가보셨는데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시집 못 보내겠다는 어머니의 성화에 견디지 못한 딸은 전전긍긍하다가 친구의 소개로 내 사무실에 왔던 것이다. 결혼식은 코앞에 닥쳤는데 집에서는 반대하고, 신랑은 이게 말이 되냐고 펄쩍 뛴다. 결혼하면 정말 헤어지냐고 몇 번이고 묻는데 내 대답은 한결같았다. 무슨 방법이 없겠냐고 하염없이 울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시간이 흘러 가을이 되었다. 밤이 늦어 퇴근을 서두르는데 젊은 여자가 급히 문을 들어선다. 용건을 물어보니 궁합을 보러 왔단다. 본인의 사주와 아울러 두 명의 남자사주를 보여주면서 전번에는 실례가 많았다면서 낯을 붉힌다. 가만히 보니 예전에 왔던 그 여자가 아닌가.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주춤하였더니 그 간의 사정을 말해 주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예정대로 결혼식을 치렀는데 신혼여행을 다녀오고부터 싸움이 시작되었다. 별 일도 아닌 문제로 다퉜는데 급기야는 육박전이 벌어졌고 신랑은 집에 들어오지도 않으니 결국에는 보따리를 싸서 친정으로 올 수 밖에 없었다. 석달만에 헤어졌단다. 엄마가 중매자리 두 개를 주셨는데 선 보기 전에 내 의견을 듣고 싶어서 왔던 것이다.
여자의 사주에 상관이 많으면 팔자가 세다고 한다. 상관이란 관을 상한다는 뜻으로 여자에게는 관이 남편이 되니 즉, 남자를 해치기 때문이다. 상관이 발달하면 얼굴이 예쁘고 매우 영리하며 남자를 우습게보게 되니 보통 사내로서는 불감당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지는 않다. 사주가 강하고 궁합이 맞는 짝을 만나면 귀부인이 될 수도 있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연애할 때는 사이가 좋던 한 쌍의 남녀가 결혼 후에 파경을 맞는다면 궁합이 나빠서 그런 것인가? 세 군데 가서 궁합을 보았는데 모두가 흉하다고 했다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궁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부는 물론이고 친구 동업자 직장선후배 거래처 등 모든 대인관계에서 적용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삶이 보다 풍요로워진다.
김동윤 역학 전문가
.부산출생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미주세계일보><워싱턴중앙일보>
.<뉴욕중앙일보>에 '김동윤의 역학' 고정칼럼 연재
.도서출판 윤성 대표
.현재 운수 좋은 집 대표
.전화 347-732-9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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