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대 중반의 부인이 찾아왔다. 네일 가게를 차리려고 마음먹은 지 2년이 넘었는데 아직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학교 졸업한지가 한참 되었어도 시집갈 생각은 않고 빈둥거리는 딸한테 맡길 참인데 마음에 드는 가게를 잡기가 어렵단다. 사주를 세우고 점괘를 풀어보니 동짓달에나 문서 운이 있다.
추석이나 쇠고 움직이면 동짓달 즉, 양력으로 12월이 되어야 좋은 가게를 인수하겠다고 일러준다. 그런데 명의는 아주머니 이름으로 하시라고 신신당부한다. 왜냐하면 딸의 사주가 주인이 될 재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내 말 안 듣고 자식이름으로 했다가 나중에 낭패 보는 경우가 하나 둘이 아니다.
비지니스를 창업하려면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장사할 의지가 있고 자금이 있어도 때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이다. 본인 운세에 문서가 있어야 일이 수월하다. 그래야 좋은 가게를 잡을 수 있고 돈을 벌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상 운세에 문서가 붙으면 무슨 일이건 벌리고 싶고 또한 비지니스를 할 기회가 많이 생기게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혼자서 할 것인가 아니면 동업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물론 내 운세가 강하면 혼자서 문서를 잡겠지만 운이 약하면 동업을 할 수 밖에 없다.
동업자 선정은 참으로 중요하다. 전설적인 거상 임상옥이 장사꾼의 신조 첫 번째로 동업하지 말 것을 적시하였듯 동업은 어려운 일이지만 여건이 안 될 때는 차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동업자와의 궁합을 따져야 한다. 궁합이란 본래 남자와 여자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를 가늠하는 것이지만 동업자간에도 궁합이 맞아야 한다는 말이다.
상생하고 상합하는 궁합이면 서로 발전하고 오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상극하고 상충하는 궁합이면 마찰이 생겨 얼마 못가 관계가 깨지고 만다. 종업원을 구할 때도 업주와 궁합이 맞는 사람을 택해야 현명하다. 예전에 한진그룹의 창업자인 조중훈 회장이 자신의 사주를 생하는 사람들만 회사의 요직에 배치한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다음으로는 가게 장소가 중요하다. 일단 방향을 잡아야 한다. 사주를 풀어서 본인에게 유리한 방향을 알아야 한다. 만약 동쪽이 길한 방향이면 살고 있는 집을 기준으로 동쪽에서 가게를 찾으라는 말이다. 그리고 풍수적으로 터가 좋은 가를 살펴보자. 동일한 쇼핑센터에서도 풍수가 좋은 가게는 따로 있게 마련이다. 일일이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전체 모양과 구조는 어떻게 생겼는지, 출입문은 제대로 되어 있는지, 가게 뒤에 습지나 웅덩이가 있는지, 살풍(殺風)이 불고 있는지, 수맥이 존재하는지 등을 조사한다. 대개 본인들의 느낌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천부당 만부당이다. 잔돈 아끼려다 큰돈을 잃을 수 있다. 진정 좋은 가게를 얻고 싶다면 식견이 있는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제대로 된 감정을 받아야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돈을 벌수 있는 가게를 차리려면 본인의 운이 상승하고 문서가 들어오는 시기에 터가 좋은 가게를 얻어야 된다는 말이다. 때로는 궁합이 좋은 동업자를 찾아서 함께 사업을 하면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시기와 장소 그리고 사람이 제대로 갖춰진다면 돈 버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믿어도 좋다. <운수 좋은 집. 김동윤의 역학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