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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적막한 바닷가
송수권
더러는 비워놓고 살 일이다하루에 한번씩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하루에 한번씩저 뻘밭이 밀물을 쳐보내듯이갈밭머리 해 어스름녘마른 물꼬를 치려는지 돌아갈 줄 모르는한 마리 해오라기처럼먼 산 바래서서아, 우리들의 적막한 마음도그리움으로 빛날 때까지는또는 바삐바삐 서녘 하늘을 깨워 가는갈바람 소리에우리 으스러지도록 온몸을 태우며마지막 이 바닷가에서캄캄하게 저물 일이다
-------------------------생활의 속도를 뒤쫓아가기 위해 오늘에 급급한 우리. '더러는 비워놓고 살 일이다' 이 시가 잠언처럼 속삭인다. 마음을 비운 다는 것은 우리 자신의 영혼을 비로소 숨쉴 수 있게 하는 것. 세속에 물든 순수를 비로소 명철하게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본원의 우리 모습을 비추어보면, 인간 본연의 진정성, 참다운 인생의 지혜, 삶의 행로를 일러주는 것이다. 삶은 초속으로 지나가며, 空하다. '하루에 한번씩' 자신을 온전히 비워놓고 고요히 바라보아야 할 일이다.
송수권 시인은 전남 고흥 출생. 1975년『문학사상 』으로 등단. 시집 <山門에 기대어><꿈꾸는 섬><아도(啞陶)><수저통에 비치는 저녁노을><파천무><언 땅에 조선매화 한 그루 심고>등 다수 시집 및 시선집과 산문집이 있다. 문공부예술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영랑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김동리문학상, 서라벌문학상 등을 수상했다.<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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