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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해남에서 온 편지
이지엽
아홉배미 길 질컥질컥해서오늘도 삭신 꾹꾹 쑤신다
아가 서울 가는 인편에 쌀 쪼간 부친다 비민하것냐만 그래도 잘 챙겨묵거라 아이엠 에픈가 뭔가가 징허긴 징헌갑다 느그 오래비도 존화로만 기별 딸랑하고 지난 설에도 안와브럿다 애비가 알믄 배락을 칠 것인디 그 냥반 까무잡잡하던 낯짝도 인자는 가뭇가뭇하다 나도 얼릉 따라 나서야 것는디 모진 것이 목숨이라 이도저도 못하고 그러냐 안.
쑥 한 바구리 캐와 따듬다 말고 쏘주 한 잔 혔다 ( )놈의 농사는 지먼 뭣 하냐 그래도 자석들한테 팥이랑 돈부, 깨, 콩, 고추 보내는 재미였는디 너할코 종신서원이라니… 그것은 하느님하고 갤혼하는 것이라는디 … 더 살기 팍팍해서 어째야 쓸란가 모르것다 너는 이 에미더러 보고 자퍼도 꾹 전디라고 했는디 달구 똥마냥 니 생각 끈하다
복사꽃 저리 환하게 핀 것이 혼자 볼랑께 영 아깝다야
******************* 이 시는 전라도 방언으로 생생하게 우리 가슴속에 파고드는 명 사설시조다. 홀로 사는 노모의 목소리가 그야말로 “생각 끈”하게 스며든다. 지아비와 자식들에 대한 그리움, 애정, 외로움이 겹겹이 얽혀, 우리를 짠한 감동으로 몰아넣는다. 세속에 초연하고자 수녀가 된 딸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애정마저, 우리 모두를 노모의 절절한 정감 앞에 코끝이 찡하도록 불러 세운다.
이지엽 시인은 전남 해남 출생. 1982년 [한국문학], 1984년 <경향신문>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다섯 계단의 어둠> <샤갈의 마을> <씨앗의 힘>이 있으며, 시조집<떠도는 삼각형><해남에서 온 편지><북으로 가는 길>등이 있다.성균관문학상, 평화문학상,한국시조작품상,유심작품상,중앙시조대상을 수상했다.<신지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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