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조문(弔文) /안도현.

뉴욕코리아 Boston SF Washington D.C Chicago Atlanta Canada

USA CULTURE

중견초대작가 LA갤러리

전문가초대칼럼

USA 유명갤러리탐방

공연.전시행사모습

티켓알아보기

회원정보

닉네임

가입일

2008-07-23

등급

운영자 (1)

활동

포인트 : 0 점

게시물 작성수 : 0 개

댓글 작성수 : 0 개

홈 > Culture > 전문가초대칼럼 > [초대시단] 시가 있는 아침

shin5-3

[초대시단] 시가 있는 아침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조문(弔文) /안도현.

작성자: 신지혜 시인

조회: 3502 등록일: 2011-03-02

<A style="COLOR: rgb(53,53,53); TEXT-DECORATION: none" href="http://www.newyorkkorea.net/" target=_blank><IMG border=0 src="http://www.goodpoem.net/bbs/data/guest_column/logo_img%20copy.jpg" width=286 height=96></A>  문화 >뉴욕코리아 시단
 
 
<이 아침의 시>
 
 <SPAN style="WIDOWS: 2; TEXT-TRANSFORM: none; TEXT-INDENT: 0px; BORDER-COLLAPSE: separate; FONT: medium Gulim; WHITE-SPACE: normal; ORPHANS: 2; LETTER-SPACING: normal; COLOR: rgb(0,0,0); WORD-SPACING: 0px; -webkit-border-horizontal-spacing: 0px; -webkit-border-vertical-spacing: 0px; -webkit-text-decorations-in-effect: none; -webkit-text-size-adjust: auto; -webkit-text-stroke-width: 0px" class=Apple-style-span>
 조문(弔文)
 안도현 
   뒷집 조성오 할아버지가 겨울에 돌아가셨다.    감나무 두 그루 딸린 빈집만 남겨두고 돌아가셨다
  살아서 눈 어두운 동네 노인들 편지 읽어주고 먼저 떠난 이들 묏자리도 더러 봐주고 추석 가까워지면 동네 초입의 풀 환하게 베고 물꼬싸움 나면 양쪽 불러다 누가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심판 봐주던
  이 동네 길이었다, 할아버지는  슬프도록 야문 길이었다.
 돌아가셨을 때 문상도 못한 나는 마루 끝에 앉아, 할아버지네 고추밭으로 올라가는 비탈, 오래 보고 있다.
 지게 지고 하루에도 몇 번씩 할아버지가 오르내릴  때 풀들은 옆으로 슬쩍 비켜 앉아 지그재그로 길을 터주곤 했다 
 비탈에 납작하게 달라붙어 있던 그 길은 여름 내내 바지 걷어붙인 할아버지 정강이에 볼록하게 돋던 핏줄같이 파르스름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비탈길을 힘겹게 밟고 올라가던  느린 발소리와 끙, 하던 안간힘까지 돌아가시고 나자 그만
 길도 돌아가시고 말았다.
 풀들이 우북하게 수의를 해 입힌 길,  지금은 길이라고 할 수 없는 길 위로 조의를 표하듯 산그늘이 엎드려 절하는 저녁이다.
  
 ************************* 이 시로 인해 숙연해진다. 우리 주변에 늘 보이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는 그 허전한 구석을 어떻게 메워야 할 것인가. 그가 오가던 길과 그가 만나던 사람들도 이제 그가 퇴장함으로서 모두 허망하게 접혀버리고 오직 남은 자에게 아릿한 추억만 각인된다. 사람이 사는 것도 한 철이며, 눈 한번 깜짝 할 사이 아니랴. 만남과 이별의, 이 지구별 여행이여!
안도현 시인은 경북 예천 출생. 1981년 [대구매일신문]신춘문예 및 1984년 [동아일보]신춘문예에 당선. 시집으로 <서울로 가는 전봉준><모닥불><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간절하게 참 철없이>등이 있으며. 시와시학젊은시인상,소월시문학상,이수문학상등을수상했다.<신지혜.시인>  
 
 
 
 
 
 
[ⓒ 뉴욕코리아(<A style="COLOR: rgb(53,53,53); TEXT-DECORATION: none" href="http://www.newyorkkorea.net/" target=_blank>www.newyorkkorea.net</A>),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댓글 : 0 건

번호	제목	작성자	조회	등록일

41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었네/이기철	신지혜 시인	4099	2011-10-10

40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마음의 고향1-백야 / 이시영	신지혜 시인	4192	2011-09-20

39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우리가 할 일은 웃는 것이다 / 이승훈	신지혜 시인	4190	2011-08-21

38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水墨정원 9-번짐/ 장석남	신지혜 시인	3888	2011-08-06

37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 이름을 지운다/ 허형만.	신지혜 시인	5506	2011-07-19

36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쇠재두루미떼를 따라 날다/ 이수익	신지혜 시인	5743	2011-06-27

35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떨림/배용제	신지혜 시인	4573	2011-06-15

34	[뉴욕코리아시단]<시가 있는 아침>귀명창/장석주.	신지혜 시인	4522	2011-05-28

33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 어떤 은유/ 황동규	신지혜 시인	4315	2011-05-18

32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첫/김혜순.	신지혜 시인	5216	2011-04-26

31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거울여행/김 참.	신지혜 시인	3444	2011-04-26

30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흰 밥/김용택.	신지혜 시인	3203	2011-04-18

29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연장론/최영철.	신지혜 시인	3468	2011-04-13

28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물의 집/ 박제천.	신지혜 시인	3627	2011-04-13

27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바늘구멍 속의 낙타/고형렬	신지혜 시인	3143	2011-04-05

26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돌탑을 받치는 것/길상호.	신지혜 시인	3705	2011-04-05

25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 이승하.	신지혜 시인	3791	2011-03-28

24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해남에서 온 편지/이지엽	신지혜 시인	3653	2011-03-21

23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모자이크/박건호.	신지혜 시인	3319	2011-03-21

22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낡은 의자를 위한 저녁기도/정호승.	신지혜 시인	3547	2011-03-02

21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 목련(木蓮) /박주택	신지혜 시인	3236	2011-03-02

20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 물의 결가부좌/ 이문재.	신지혜 시인	3319	2011-03-02

19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자두 / 이상국.	신지혜 시인	3175	2011-03-02

☞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조문(弔文) /안도현.	신지혜 시인	3503	2011-03-02

17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나무에게 절한다 / 배한봉	신지혜 시인	3108	2011-03-02

16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겹/ 이병률	신지혜 시인	3536	2011-03-02

15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 나도 이제 기와불사를 하기로 했다/ 이정록.	신지혜 시인	3371	2011-03-02

14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두레반 / 오탁번.	신지혜 시인	3230	2011-02-17

13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패밀리 /정일근	신지혜 시인	3132	2011-02-17

12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오늘 거멍이가 죽었다/ 최종천.	신지혜 시인	3018	2011-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