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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두레반
오탁번
잣눈이 내린 겨울 아침, 쌀을 안치려고 부엌에 들어간 어머니는 불을 지피기 전에 꼭 부지깽이로 아궁이 이맛돌을 톡톡 때린다 그러면 다스운 아궁이 속에서 단잠을 잔 생쥐들이 쪼르르 달려나와 살강 위로 달아난다
배고픈 까치들이 감나무 가지에 앉아 까치밥을 쪼아먹는다 이 빠진 종지들이 달그락대는 살강에서는 생쥐들이 주걱에 붙은 밥풀을 냠냠 먹는다 햅좁쌀 같은 햇살이 오종종히 비치는 조붓한 우리 집 아침 두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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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미물들에게도 그 생명과 가치를 소중히 여기셨던 저 어머니의 깊고 넉넉한 자비심과 크신 혜량의 사랑에 마음이 저절로 푸근해진다. 모든 생명의 근본은 하나이니, 쥐들도 까치들도 춥고 배고프다는 것을 미리 살펴 혜아리시는 공생의 자비와 사랑이야말로 바로 어느 경전의 말씀보다 그 우의에 있질 않은가. 오늘날, 무분별한 인간의 횡포와 군림이 대 자연을 황폐화시키고, 생명을 파괴하고 있지 않은가. 이 따스한 시가 대자연속에서 더불어 공생하는 우리 자신을 비추어보게 하며, 뇌리에 선명히 각인되어 감동을 몰아간다.
오탁번 시인은 충북 제천 출생.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동화). 196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1969년 [대한일보] 신춘문예 당선(소설). 현재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이며, 한국시인협회 회장임. 시집으로 <아침의 예언> <너무 많은 가운데 하나><생각나지 않는 꿈><겨울강><1미터의 사랑><벙어리장갑> 및 다수의 저서가 있으며,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했다. <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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