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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슬픈 갈비
임창현
나이를 먹어귀 순해지니세상 것다 순해지네
지나가는 바람한갓 풀잎 손짓에도그저문 다 열어주고 싶어
자두 복숭아 떨어지는소리 굴리고 오는쉰 살 먹은 추억
생각하면그리움도 설움이지만
간밤에는 갈비를 억수로 먹었네허기진 지각으로 무진장 씹어댄 갈비어쩌자고 그렇게 많이 먹었을까그런데 깊은 밤 날 새도록 잠 오지 않아다음날도 하루 종일 우울했네
슬픈 소를 많이 먹어설까생전 매 맞고 일 너무해슬프게 살았던 소였었나?
갈비 한 대 빼고 사는 나내 갈비 하나 얻어 사는 너우리도 다 얻어 사는 삶, 외양간 세상
나도 하늘 머슴 살지
슬픈 소갈비 먹은 날슬픈 소와 슬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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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소의 인연은 참으로 오래되었다. 인간의 양식을 일구어 주는 일은 물론 사후까지도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보시해주는 것이 소 아니던가. 시인은 ‘우리도 다 얻어 사는 삶, 외양간 세상’ ‘나도 하늘 머슴 살지’라고 아픈 생을 조응하고 공존한다. 외양간에서 물끄러미 어스름을 담아내던 순한 소, 눈물 흘리는 소를 본적이 있다. 인간이 소에게 빚을 지고 사는 일 아니던가.
임창현 시인은 전북 군산 출생. 중앙대학교 법정대학 졸업. 시집으로<그리고 또 그리고><추억은 팔지 않습니다><워싱턴 팡세><우리에겐 블랙박스가 없다> 및, 시선집 <블랙박스>등 다수 영시집 및 수필집이 있으며 평론집<아니무스의 변명><궁핍한 시대의 아니마 1.2>가 있다. 워싱턴문인협회 창립초대회장을 역임했으며, 조선시문학상, 재외동포문학상, 펜문학상, 재미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신지혜<시인>
웹사이트; www.goodpoem.net
이메일: shinjihyepo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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