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아침 -김윤 시집 /시작 시인선 0147
주)천년의시작 신간 안내 / 시작시인선 0147 김윤 시집 [전혀 다른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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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아침/ 김윤/ (주)천년의시작/ B6(신사륙판)/ 119쪽/ 시작시인선(세트) 147/
2013년 3월 31일 발간/ 정가 9,000원/ ISBN 978-89-6021-183-4/ 바코드 978896021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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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소개/ 출판사 서평
생의 궁극적 형식을 이루는 삶의 역린들
김윤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전혀 다른 아침]이 (주)천년의시작에서 2013년 3월 31일 발간되었다. 김윤 시인은 1998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시집 [지붕 위를 걷다]를 상재한 바 있다. 김윤 시인의 이번 시집은 한마디로 생의 ‘시원’을 향한 ‘소리’와 ‘시간’의 풍경이라 요약할 수 있다. 즉 김윤 시인의 [전혀 다른 아침]은 신산하고 애잔했던 세월을 갈무리한 결실임과 동시에 시인을 지금-이곳까지 이끌어 온 물살을 자신의 몸속에서 출렁이게 하는 풍경첩이자, 낡고 소멸해 가는 것들에 대한 강렬한 기억과 그 견고한 흔적을 시편 곳곳에 선명하게 남겨 놓음으로써 시간의 풍경에 대한 남다른 사유와 감각을 보여 주는 시집이다. 이를 통해 김윤 시인은 우리의 지각 형식으로는 가닿을 수 없는 어떤 신성하고도 궁극적인 본향이자, 훼손되기 이전의 어떤 정신적인 경지를 간접화한 형상으로서의 시원을 독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 약력
김윤 전주 출생. 1998년 [현대시학]을 통해 시 등단.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시집으로 [지붕 위를 걷다]가 있음.
■■ 시인의 산문
히말라야에 가고 싶다.
그곳에 사는 독수리 얘기를 들었다. 히말라야 독수리는 높새바람을 타고 설산 빙벽을 넘나드는데 그 위용은 하늘의 제왕이라고 했다. 이 새가 삼십 년을 넘게 살고 나면 부리는 휘어지고 발톱이 무디어져 더는 사냥을 할 수 없게 된다. 까마귀 떼에게조차 공격을 당해 가며 서서히 죽어 간다.
그때 어떤 독수리는 높은 산정에 둥지를 틀고 암벽에 수도 없이 부딪쳐서 부리를 으깨어 버린다. 굶주리며 새 부리가 돋기를 기다리는 거다. 부리가 돋으면 다시 새 부리로 발톱을 뽑아낸다. 독수리는 피투성이가 되어 발톱이 새로 나기를 기다린다. 몇 달 동안 비장한 결행 속에 고통을 참아 낸 뒤에야 비로소 새 부리와 발톱을 얻는다. 독수리는 몇 십 년의 새 삶을 얻은 것이다.
이 커다란 히말라야 새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굶주린 독수리의 형형한 눈빛을 생각했다. 못 가 본 히말라야의 아침이 내 안에 선명하게 떠오른다. 빙벽에 햇살은 부서지고 주린 배로 얼어붙은 바위 위에 서서, 독수리는 신들의 산을 응시하며 전혀 다른 아침을 맞는다. 내 詩도, 사랑도, 고통의 긴 물길을 지나며 새 부리와 발톱을 얻기를 나는 꿈꾼다.
목숨 붙은 것은 다 슬프다.
내 날갯짓이 만년설 쌓인 삶의 영봉들을 넘으며 다만 의연하기를 꿈꾼다.
―김윤
■■ 추천사
김윤 시인이 집중력 있게 적공(積功)을 들인 가장 중심적인 주제는,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시적 탐색과 그것을 ‘소리’와 ‘시간’의 풍경 혹은 ‘꿈’과 ‘사랑’의 형식으로 완성한 데 있다. 그래서 그녀 시에 나타나는 목소리는 개별적 경험에 한정되지 않고, 존재 일반의 탐색이라는 보편적 성격을 띠게 된다. 이른바 사회적 상상력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는 일군의 타자 지향 시편들도 이러한 시인의 근원에 대한 믿음과 의지가 현실 속으로 침투한 결과일 것이다. 이번 시집은 시인의 이러한 믿음과 의지가 실현된 뜻깊은 실례일 것인데, 시인이 탐색하는 존재의 근원과 꿈꾸는 자기완성의 모습이 ‘소리’와 ‘시간’과 ‘꿈’과 ‘사랑’의 형식을 통해 아름답게 나타난 것이다.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김윤 시인은 의미화되기 전의 그림을 그리려는 사람이다. 그림이 되기 전의 풍경이 되려는 사람이다. 그는 소금 알갱이가 되어 소금밭에 누워 있거나 바람줄기가 되어 낙양에 낯을 쪼인다. 백 년째 그렇다. 그가 애써 만나고 마음을 다하여 머무르는 이 자연은 사물 이전의 사물의 이데아로서의 자연이고, 상처 많은 인생의 갈림길에서 터득되는 이치 같은 것을 손에 쥔 자의 침묵 같은 공간이다. 그의 시가 자연을 닮아 반듯한 것은, 어쩌면 자연이 낯설어서 자연이 아닌 것처럼 새로움을 더 안쪽의 어둡고 깊은 곳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풍진 세상살이가 언제나 자연을 돋아 보이게 하는 돋보기라는 것을, 그래서 자연이 있는 그대로 인간사를 되비출 때 가장 빛난다는 것을 그의 시는 웅변해 준다.
―이현승(시인, 시작시인선 기획 위원)
■■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저 등 ― 12
부처洞 ― 14
화포(花浦) ― 15
용문역 ― 16
과 과 과 과 ― 18
자리돔 썰어 주듯 ― 20
장대비 ― 22
손 띤 마담 ― 23
을왕리 소금 창고 ― 24
삼성동 ― 26
흑천(黑川) ― 27
눈물 없어요? ― 28
고래 문신 ― 30
물 먹은 소 ― 32
당연(當然) ― 34
제2부
부적 1 ― 36
부적 2 ― 38
부적 3 ― 39
부적 5 ― 41
부적 6-이 유 ― 42
남사(南寺) ― 44
숭어 비늘 ― 46
간잽이 ― 47
바실로사우루스 ― 48
거울신경세포 ― 49
이른 봄날 ― 50
오빠는 잘 있단다 ― 52
깃발 걸린 집 ― 54
겨울 무지개 ― 55
아시안 하이웨이 ― 56
제3부
간 ― 60
나란히 누웠던 적 있다 ― 62
전족(纏足) ― 64
만주 ― 66
산벚 ― 68
어치 ― 69
미역국 ― 70
북양 ― 72
드랙라인실크 ― 73
뜬다 ― 74
에멘탈치즈 ― 76
우화(羽化) ― 77
솔거 ― 78
연꽃 ― 79
헐리다 ― 80
제4부
구름 사진을 보시겠습니다 ― 82
와와위 ― 84
박쥐나방 동충하초 ― 85
고려인 마을 문익점 ― 86
화정리(花井里) ― 87
자동응답기 ― 88
오이(烏耳) ― 89
쇠돌고래 한 마리 ― 90
꽃상여 ― 92
하강 ― 93
태백여관 ― 94
새마을노래방 ― 96
마량진 ― 98
눈 오는 저녁 ― 99
해설 유성호 소리와 시간의 풍경, 꿈과 사랑의 형식―김윤의 시 세계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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