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두께는 언어의 소통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질수록 소통 부재의 현상은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시를 쓰는 것은 욕망이 만든 소통 부재의 현실 속에서 누락된 사람 사이의 관계를 되살리고 한 존재와 또 다른 존재 간의 뜨거운 만남의 기록을 남기는 일이다.
-황정산 <상상인 프롤로그> 中
의미의 대화가 무엇이냐는 논박에 해답은 없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인용한 논저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하나의 윤리적 원칙은 대화의 자리에서 타자를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지 못했던 자, 스스로 대변할 수 없는 자를 위해 경청하는 입장에 서야 한다. 이 실천이 가능해지려면 비록 그것이 신기루일지언정 말의 오아시스가 존재한다는 믿음은 필요할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해 믿음의 한 축은 대화의 공론장이 존재한다는 확신이고, 다른 한 축은 소통 행위가 ‘나’와 ‘타자’ 사이의 심연을 가로지르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기대이다.
-박동억 <기획특집> 中
내게는 여름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은 마음과 여름 안에 갇혀서 살고 싶은 마음이 모두 있다. 찬란이기도 하고 폐허이기도 하는 여름. 버드나무를 생각하면 그 아래 물가 역시 잊을 수 없다. 그 둘은 항상 하나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내 기억의 가장 밑단에서 자라는 마음처럼.
-이승희 <포커스> 시인의 말 中
「인간성」은 “사람이 사람 같지 않”은 시대에 “사람”으로 사는, 또는 “사람 같지 않은 사람”으로 사는 “시인”에 대한 고백록이자 “인간성”에 대한 지난한 회의의 일기이다. 이현호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신의 희작’인 인간에게 “교정부호” 같은 눈썹을 밀어버림으로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 유용과 무용, 표정과 무표정이라는 대위의 틈에 새로운 변화와 정신의 시적 미학을 건축해냈다.
-<제3회 상상인작품상> 심사평 中
의자가 휘파람을 연습하네요.
오늘 시 냄새를 풍기는 종이는 피皮 떫은 나무의 계통임을 압니다.
-시부문_ 채이 당선소감 中
머리에 흰 눈을 인 산이 눈에 들어왔다. 분지 지형에 산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듯 인생의 산등성이가 끝없이 이어진다. 눈 덮인 능선 사이로 비추는 햇살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삶의 줄기를 가리키는 듯하다.
-수필부문 _성경아 당선소감 中
욕망은 원하는 것을 원함으로 제 스스로를 정의하며 다시 존재와 시대에 틈을 낸다.
-전형철 <계간평> 中
차례
처음 당신이 오늘도 밟은 이것은, 누군가의 ‘눈’ 입니다 · 002
상상인 프롤로그 황정산
언어의 두께 · 014
기획 특집 박동억
포스트-아이러니, 인간의 독단에 저항하는 언어 · 023
2025년 상상인 신춘문예 채 이 성경아
시부문 그린, 란드 외 4편 채 이 · 036
수필부문 책장 너머 외 1편 성경아 · 051
심사평 유성호 곽효환 · 063
제3회 상상인작품상 이현호
수상작 인간성 · 066
신작시 한밤의 빨래 · 068
수상소감 · 072
심사 황정산 김효숙 전형철 · 074
포커스 이승희
신작시 물속의 버드나무 외 2편 · 078
근작시 여름잠 외 1편 · 083
시인의 말 · 087
시 움
채종국 돌멩이 블루스 · 089
한정원 의자의 엔트로피 · 090
신동옥 눈보라 부기 · 092
이선이 기울기 · 097
박미라 화양연화 · 098
이승예 심해의 채도 · 100
양균원 흰눈깨비 날리는 저녁의 자태 · 101
이혜미 이글루 · 104
강영은 그리운 중력重力 · 106
박수빈 줌 인 줌 아웃 · 108
김경숙 제비를 기다리는 봄 · 110
권미강 잎 · 112
홍경나 후경後景 · 113
한성희 자연주의 가족사 · 114
정석봉 空卽是色 不如 色卽是空 · 116
김은상 성스러운 톰 · 117
서영택 유리 공예품 · 120
나종훈 담화에 없는 그 · 122
김 은 changing maind 주문하기 · 124
김재환 노래를 불러요 · 126
박 숲 그런 이름들 · 128
조동례 불두화 · 131
엄지인 아로마 · 132
송연숙 봄, 숨은 것들을 데리고 오는 시간 · 136
구봄의 임파스토lmpasto · 138
시조 움
이달균 왕년에 · 141
염창권 그 방을 비우고 나서 · 142
박성민 섬 아카펠라 · 144
이나영 경청 · 146
권정희 성냥 · 148
계간평 전형철
운명을 교환하는 방식 · 149
그곳의 리듬 김송포 _포항
밤바다보다 짙어지는 시간 속에서 · 159
읽는 예술 오경아
정원의 시간, 느림의 삶으로 · 165
상상인 눈 김난경
내면세계를 여행하는 가이드 · 173
상상초월
김태호 박희연 오영효 ·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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