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위훈 시인의 시를 읽으면 현실과 꿈의 길항작용으로서의 시적 형상화를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도 현실에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시에는 전체를 관통하는 심줄 같은 것이 아로새겨져 있다. “슬픔의 비기悲器”를 찾아가는 것이 그에게는 시의 다른 이름이다. 슬픔의 그릇을 채워간다는 것은 그의 시가 좀 더 구체적인 국면에서 경험과 관련된 시적 형상화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의 시에 드러난 공간을 넘어선 장소애場所愛 topophilia도 역시 슬픔의 그릇과 관련된 인물들의 서사로 형상화된다.
_ 우대식(시인)
박위훈 시인의 시에는 범박한 현실에서 길어 올린 슬프고 아름다운 결핍들이 존재한다. 탑에 돌을 쌓듯 시인은 한 줄 한 줄 간절함으로 시를 세운다. 하지만 자신의 간절함이 혹여 ‘아무거나’였을지도 모른다는, 허물의 한때일지도 모른다는 자성을 잊지 않는다. 우리는 시집 속에서 남과 북을 넘나드는 조강의 새들을, 전류리의 숭어와 오래도록 볼 수 없던 웅어와 참게들을 만나게 된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멀어진 것들, 그리움의 한때를 소환함으로써 잃어버린 가치들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시는 결핍의 순간에 찬란하게 피어나는 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