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 갇힌 말들 - 한국의사 시인회
제9집 (현대시학시인선 72)
우리 모두의 삶이 황폐해졌습니다. 위로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생각되지만 마땅한 방법이 보이지 않습니다. 스스로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밖에 없는 이때 우리들의 詩 가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소박한 심정으로 한국의사시인회 아홉 번째 사화집을 펴냅니다. 세 번째 출판을 허락해 주신 현대시학사에 고마움을 표하 며 참여해 주신 회원들께 감사드립니다. 2021년 봄 한국의사시인회 회장 홍지헌
저자 : 한국의사 시인회 제9집
홍지헌 한경훈 김기준 한현수 최예환 송명숙 김 완 정의홍 김호준 김세영 김연종 조광현 권주원 서 화 김승기 주영만 김경수 박언휘 박권수 유 담
서문 | 홍지헌 체온에 대하여 당신은 꽃일 텐데 2020년 8월 10일 | 한경훈 기관 없는 신체는 나쁜 달의 나라에서 참을 수도 없는 | 김기준 악성고열증 순지르기 몸으로 배운 귀한 가르침 | 한현수 엉덩이가 젖은 여자 청소부 가라사대 하늘 저편 | 최예환 글라스 캣 피쉬 변방에서 어떤 조문 | 송명숙 지는 꽃 허니 브래드 투명한 진료실 | 김 완 지상의 말들 각시투구꽃 푸른 봄 | 정의홍 해송 꽃비를 맞으며 솔 씨 | 김호준 응급실 8 응급실 9 응급실 10 | 김세영 그림자 무언극 입춘에 서는 상고대 폭우의 밤 | 김연종 입소 푸른숲 요양원 미지수 | 조광현 어느 외진 숲에서 그 노인이 날 알아본다 숨쉬기 운동 | 권주원 수술 탈모 1 치마 저고리 | 서 화 릴케의 축제를 위하여 변종變種 꽃들의 행렬 | 김승기 너무 일찍 도착한 부고 능소화를 터는 여자 가끔 죽어야 하는 남자 | 주영만 풍매風媒라는 것 그 어둠은 깊고 푸르다 낙화落花 | 김경수 자유로운 책상 따뜻한 식탁 이별도 아름다운 꽃이다 | 박언휘 이름을 부르면 그날의 임이여 새해의 결심[佈春作心] | 박권수 명숙의 봄 시집을 받고 코로나블루 | 유 담 안약 눈물은 뭉친다 응시 * 한국의사시인회 주소록
체온에 대하여 홍지헌 클리닉을 방문하는 모든 환자의 체온을 잰다. 열이 나는가. 혼자만 뜨거운가. 불처럼 옮겨붙을 위험은 없는가. 스스로도 가끔 체온을 잰다. 나는 따뜻한가. 점점 식어 가는가. 함께 나눌 온기가 아직 남아있는가. 기관 없는 신체는 한경훈 밤빛에 외로워지는 수가 많아서 그만 자야 할 것 같은데요 발가락이 어디쯤 있는지 낮에 버린 손가락은 붙어 있는 것인지 만져보는 중입니다. 불 끄고 누운 곳은 초침이 메꿔가고 냉장고가 조용해지면 무언가 툭 낙하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새나 쥐인가 싶어지고 누군가 꺼낸 심장이라는 생각에 커튼을 열어 보기도 하지요. 하지 불안이 태생이라 휨을 반복해 밟습니다. 현훈증 때문인지 자취집 거실이 뒤틀려 있지요. 유리 안구에 내 전두골 증후도 역시 막을 수 없는 것인지라 장판지 탄성에서 텅 튀어 천장에 닿아 봅니다. 반듯한 부유감은 이런 것이다, 나를 바닥에 뉘어다오, 산자의 권리대로 유령에게 유령처럼 말하기이지요. 솜털 베개가 회선하여 가신 아버지의 수평, 내 천천한 윤리輪履에 내려옵니다. 일찍 자기는 글렀습니다. 순지르기 김기준 할매예 참외 덩쿨 와 짜릅니꺼 요거는 할매 덩쿨 요거는 엄마 넝쿨 야는 손자 덩쿨 할매하고 엄마는 손자를 위해 있는 기라 손자가 잘 커야 참외가 튼실하고 큰 기 나온다 안 그라먼 맛도 없고 외도 잘다 당신들의 팔 다리를 잘라 나를 키웠음을 이제야 알았네 눈부신 적심摘心
아직 삶의 활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스스로 힘을 내어 기력을 회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하고 있다. 노력하는 일환으로 시를 쓰는 것이겠지만, 시를 쓸 기력마저 소진된 것 같아 안타깝다. ─ 홍지헌 「시인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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