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강원 홍천에서 태어나 2004년 시집 『지금 그곳은 정전이 아니다』, 2013년 《시에티카》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안원찬 시인의 신작 시집.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일상주의자’의 면모를 여과 없이 발휘한다. 경험과 극복이 동시에 도착하는 일상의 양면을 자유롭게 뒤집으며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자연스레 포착해낸다. 시인은 결코 일상을 왜곡하거나 새롭게 포장하지 않는다. 건져 올린 일상 속에서 삶과 죽음, 기쁨과 애통, 희망과 허무, 욕망과 결핍을 발견하는 자연스러움으로 일상성의 시학을 구축하고 있다.
“땅 위에도 별이 있다는 걸 사람들은 모른다”(「별꽃」)고 말하는 시인의 소박한 눈길이 보편적인 일상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을 피워내고, 낮은 자세를 통해 받아낸 삶의 척박하고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 작은 관심은 시인의 시 세계의 주춧돌이 되었고, 그것은 이 시집의 많은 시들을 출발하게 만든 힘이다.
자연과 사람을 오고가며 삶에 견디는 재미를 불어넣고, 켜켜이 내려앉는 무성의 세월을 라디오처럼 켜는 사람. 시인의 시를 읽다보면 내려앉은 자리가 잠시 환해진다. 우리 모두가 “거룩한 행자”이며 일상성이라는 베개를 함께 베고 누운 사이니까. 그 좁은 간격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시집의 넉넉함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