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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관계
구석본
우리가 풀잎을 만지면풀잎을 만지면 새 바람과 이어져그 여리디여린 숨결로 허공을 흔들지요 나뭇가지의 끝을 아스라하게 바라보는 순간, 새 한 마리,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공중으로 사라지지요풀잎과 나뭇가지의 끝을 스스로를 지워허공을 만들고 새 한 마리 날리는 것이지요
이쪽의 나와 저쪽의 그대 사이를 이어주는 공간에서순간적으로 일어나는 바람결,잠시 동안그대를 지우고 나를 지워, 우리의 추억을 만들지요추억 속에서 그대는 그대의 유골을 찾아 떠나고 나는 나의 자궁 속으로 걸어 들어가지만다시 한 세상 저물녘이면그대는 나의 어둠 속으로, 나는 그대의 어둠 속으로지우고 지워져지울 수 없는 하늘 같은 허공으로 만나지요
---------------이 시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인간 관계, 그리고 우리 앞의 모든 세계가 서로서로 관계에 의해 이루어져 있음을 일깨워주며 우리에게 큰 감화를 준다. 존재와 존재사이 서로 이어져 맞물려 돌아가는 관계, 그리하여 무수한 존재들이 서로 스며드는 경지(境地), 마침내 '그대는 그대의 유골을 찾아 떠나고/나는 나의 자궁 속으로 걸어 들어가지만'이라 한다. 그리하여 저 무구한 근원적인 '지울 수 없는 하늘 같은 허공'이 된다니! 그 얼마나 깊고 또 넓은 허공이겠는가.
구석본 시인은 경북 칠곡 출생. 영남대학교 문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1975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지상의 그리운 섬><노을 앞에 서면 땅끝이 보인다><쓸쓸함에 관해서> 등이 있으며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대구교육대 겸임교수.
<신지혜. 시인>
웹사이트; www.goodpoe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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