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시>수수께끼/허수경

뉴욕코리아 Boston SF Washington D.C Chicago Atlanta Canada

USA CULTURE

중견초대작가 LA갤러리

전문가초대칼럼

USA 유명갤러리탐방

공연.전시행사모습

티켓알아보기

회원정보

닉네임

가입일

2008-07-23

등급

운영자 (1)

활동

포인트 : 0 점

게시물 작성수 : 0 개

댓글 작성수 : 0 개

홈 > Culture > 전문가초대칼럼 > [초대시단] 시가 있는 아침

shin5-3

[초대시단] 시가 있는 아침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시>수수께끼/허수경

작성자: 신지혜 시인

조회: 4664 등록일: 2012-09-28

<IMG src="http://www.newyorkkorea.net/wysiwyg/PEG/W_1321337644.gif"> 문화 >뉴욕코리아 시단
 
 
아침의 시
 
 
수수께끼 
 
 
 
허수경 

 
 극장을 나와 우리는 밥집으로 갔네 고개를 숙이고 메이는 목으로 밥을 넘겼네 밥집을 나와 우리는 걸었네 서점은 다 문을 닫았고 맥줏집은 사람들로 가득해서 들어갈 수 없었네 
 
안녕, 이제 우리 헤어져 바람처럼 그렇게 없어지자 먼 곳에서 누군가가 북극곰을 도살하고 있는 것 같아. 
 
차비 있어? 차비는 없었지 이별 있어? 이별만 있었지 
 
나는 그 후로 우리 가운데 하나를 다시 만나지 못했네 사랑했던 순간들의 영화와 밥은 기억나는데 그 얼굴은 봄 무우순이 잊어버린 눈물처럼 기억나지 않았네 
 
얼음의 벽 속으로 들어와 기억이 집을 짓기 전에 얼른 지워버렸지 뒷모습이 기억나면 얼른 눈 위로 떨어지던 빛처럼 잠을 청했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당신이 만년 동안 내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들여다보고 있었네 내가 만년 동안 당신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붙들고 있었네 먼 여행 도중에 죽을 수도 있을 거야 나와 당신은 어린 꽃을 단 눈먼 동백처럼 중얼거렸네 
 
노점에 나와 있던 강아지들이 낑낑거리는 세월이었네 폐지를 팔던 노인이 리어카를 끌고 지하도를 건너가고 있는 세월이었네 왜 그때 헤어졌지, 라고 우리는 만년 동안 물었던 것 같네 아직 실감나지 않는 이별이었으나 이별은 이미 만년 전이었어 
 
그때마다 별을 생각했네 그때마다 아침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던 다리 밑에 사는 거지를 생각했네 수수께끼였어, 당신이라는 수수께끼, 그 살[肉] 밑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잊혀진 대륙들은 회빛 산맥을 어린 안개처럼 안고 잠을 잤을까? 
 
 
 ----------------- 돌아보면, 우리 생의 뒷페이지에 이처럼 암호처럼 빛나는 사랑이 있을 것이다. 가슴 아릿하게 저민 사랑을 유적인듯 남몰래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얼마나 아팠으랴.수수께끼처럼 어긋나야 할 사람들, 빗나간 인연으로 새겨지는 일. 우리 사는 일이란 서로가 인연이거나 인연이 아니거나 다만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 그리하여 옷깃이 한번 스칠 때마다 오백 겁 인연에 의해 우리서로 들고나며 여기를 건너가는 것.
허수경 시인은 경남 진주 출생. 경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87년『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등이 있다. 
 
 
<신지혜. 시인>
 
 
 
 
 
웹사이트; <A href="http://www.goodpoem.net/">www.goodpoem.net</A>
이메일: <A href="mailto:이메shinjihyepoet@hanmail.net">shinjihyepoet@hanmail.net</A>

 
 
 
[ⓒ 뉴욕코리아(<A style="COLOR: rgb(53,53,53); TEXT-DECORATION: none" href="http://www.newyorkkorea.net/" target=_blank>www.newyorkkorea.net</A>),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댓글 : 0 건

번호	제목	작성자	조회	등록일

71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시>나는 꽃을 아네 /이대흠	신지혜 시인	4602	2012-10-20

70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시>머나먼 돌멩이/ 이덕규	신지혜 시인	4538	2012-09-28

69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시>좋은 일들/ 심보선	신지혜 시인	4414	2012-09-28

68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시>무릎을 잃어버리다/엄원태	신지혜 시인	4691	2012-09-28

67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시>하늘의 물고기/강인한	신지혜 시인	4113	2012-09-28

☞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시>수수께끼/허수경	신지혜 시인	4665	2012-09-28

65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나무를 위한 예의/나태주	신지혜 시인	4928	2012-09-04

64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꽃이 피는 시간/정끝별	신지혜 시인	3914	2012-09-04

63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 웃는 사람들/최금진	신지혜 시인	5230	2012-09-04

62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수저/이규리	신지혜 시인	4578	2012-08-19

61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구름의 율법/윤의섭	신지혜 시인	4405	2012-08-19

60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에스컬레이터 /최승호	신지혜 시인	4932	2012-08-19

59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아내와 나 사이/ 이생진	신지혜 시인	4084	2012-08-03

58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폭설/ 김명인	신지혜 시인	4373	2012-08-03

57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 갈대의 뿌리 /최동호	신지혜 시인	4969	2012-08-03

56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시>첫 키스/함기석	신지혜 시인	4220	2012-07-13

55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시>허공/고은	신지혜 시인	5329	2012-07-13

54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은산철벽(銀山鐵壁)/ 오세영	신지혜 시인	3987	2012-06-25

53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 마음먹기 달렸어요/ 정현종	신지혜 시인	3893	2012-06-25

52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 말들의 후광/ 김선태	신지혜 시인	4225	2012-06-04

51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 오누이 / 김사인	신지혜 시인	5114	2012-05-04

50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아마추어 레슬링 선수의 슬픈 두 귀/ 박후기	신지혜 시인	4305	2012-04-04

49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기차와 사내 /송상욱	신지혜 시인	4178	2012-04-04

48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 연암을 필사하다/ 서안나	신지혜 시인	3776	2012-04-04

47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 상자들8/ 이경림	신지혜 시인	4064	2012-03-26

46	[뉴욕코리아시단]<아침의 시> 복음약국 / 노향림	신지혜 시인	3969	2012-03-08

45	[뉴욕코리아시단] <아침의 시> 간 자의 그림자/ 김충규.	신지혜 시인	4903	2012-02-23

44	[뉴욕코리아시단] <아침의 시>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김기택.	신지혜 시인	5527	2012-02-02

43	[뉴욕코리아시단] <아침의 시>가을/송찬호.	신지혜 시인	5086	2012-01-04

42	[뉴욕코리아시단] 흰 국숫발/ 장철문	신지혜 시인	4036	2011-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