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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꽃이 피는 시간
정끝별
가던 길 멈추고 꽃핀다잊거나 되돌아갈 수 없을 때한 꽃 품어 꽃핀다내내 꽃피는 꽃차례의 작은 꽃은 빠르고딱 한 번 꽃피는 높고 큰 꽃은 느리다헌 꽃을 댕강 떨궈 흔적 지우는 꽃은 앞이고헌 꽃을 새 꽃인 양 매달고 있는 꽃은 뒤다나보다 빨리 피는 꽃은 옛날이고나보다 늦게 피는 꽃은 내일이다배를 땅에 묻고 아래서 위로움푹한 배처럼 안에서 밖으로꼬르륵 제딴의 한소끔 밥꽃을백기처럼 들어올렸다 내리는 일이란단지 가깝거나 무겁고다만 짧거나 어둡다담대한 꽃 냄새방금 꽃핀 저 꽃 아직 뜨겁다피는 꽃이다!이제 피었으니가던 길마저 갈 수 있겠다
-------------------------꽃은 그냥 피는 것이 아닌 것! 목숨 튿어지는 것에는 내부의 시간마다 제 각각 다른 시간과 빛깔과 나름의 의지적 깜냥이 들어 있는 것이다. 일찍 피거나 늦게 피거나 뒤거나 앞이거나 꽃들은 치열한 개별적 존재 의지를 가지고 개화하는 것이다. 왜 아닌가. 꽃이 피는 일은 단순한 사건이 아닌 것이며, 인간 또한 꽃과 다르지 않은 것. 이제 꽃 피는 계절이다. '이제 피었으니/가던 길마저 갈 수 있겠다'
정끝별 시인은 전남 나주 출생. 이화여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 1988년『문학사상』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내 인생> <흰 책> <삼천갑자 복사빛> <와락>시론집 및 평론집 <패러디 시학>, <천 개의 혀를 가진 시의 언어> <오룩의 노래> 여행산문집 <여운> <그리운 건 언제나 문득 온다> 시선 평론집 <시가 말을 걸어요> 등이 있으며,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명지대 국문과 교수.
<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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