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코리아    Boston    SF    Washington D.C    Chicago    Atlanta    Canada
NewsLife InfoRealtySell & BuyJobsHealthCultureFood/TourIssueYellowPageShopping
회원가입 아이디/비밀번호찾기
Culture
USA CULTURE
USA 전시소식
USA 공연소식
USA 문화예술뉴스
미국영화소식
공모/컨테스트 공지
문학뉴스
추천 신간도서
새 음악/음반/벨소리
중견초대작가 LA갤러리
사진작가 이천
Fine Art
photography
Digital Art
전문가초대칼럼
[초대시단] 시가 있는 아침
[poem]English Poem
멀티미디어 영상작품
정다운 우리가곡
전문 무용가 칼럼
예술의 이해와 감동
USA 유명갤러리탐방
USA유명갤러리 탐방
공연.전시행사모습
USA예술문화행사포토
티켓알아보기
티켓예매처 바로가기
 
 

   

   

    

회원정보
닉네임
가입일 2008-07-23
등급 운영자 (1)
활동
포인트 : 0
게시물 작성수 : 0
댓글 작성수 : 0
쪽지보내기
받을아이디
제목
내용
(0/200바이트)
 
> Culture > 전문가초대칼럼 > [초대시단] 시가 있는 아침
shin5-3

[초대시단] 시가 있는 아침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마음의 고향1-백야 / 이시영
작성자: 신지혜 시인 조회: 4544 등록일: 2011-09-20

 문화 >뉴욕코리아 시단

 

 

이 아침의 시

 

 

마음의 고향 1



- 백야

 

 




이시영



키가 훌러덩 크고 웃을 때면 양볼에 깊이 보조개가 패이는
작은집 형수가 나는 좋았다
시집온 지 며칠도 안돼 웃냇가 밭에 나왔다가
하교길 수박서리하다 붙들린 우리 패거리 중에서 나를 찾아내
"데름, 그러믄 안 되는 것이라우" 할 때에도
수줍은 듯 불 밝힌 두 볼에 피어나던 보조개꽃 무늬
아, 웃냇가 웃냇가
방아다리 지나 쑥대풀 우거지고 미루나무숲 바람에 춤추는 곳
사래 긴 밭에 수많은 형수들이 엎드려
하루종일 밭고랑 너머로 남쪽나라 십자성 부르는 곳
저녁에 소몰이꾼 우리들이 멱감는 냇가로 호미씻으러 내려와
서는
"데름 너무 짚은 곳에는 들어가지 마씨요 이" 할 적에도
왈칵 풍기는 형수의 땀냄새가 나는 좋았다
홀시아버지 밑 형제 많은 집으로 시집와 남정네마저 전쟁터
에 보내놓고
새벽논에 물대기 식전밭에 고추따기 아침볕에 보리널기 쏘내
기 밭에서 소고삐 몰아쥐고 송아지 찾기로 여름 내내 등적삼
에 벼이슬 걷힐 날 없으면서도
저녁이면 선선한 모깃불을 피워 놓고 콩국수 말아
와상 가득 흥겨운 집안 잔치를 벌일 줄도 알았던 형수,
모깃불 매캐하게 사위어가고 하나 둘 어린 형제들 잠들어갈
무렵이면
내 손을 꼭 붙들고 말했다
"데름, 데름은 꼭 우리 집안의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쓰우."
"훌륭한 사람이 워떤 사람인디라우?"
"장군 같은 것, 그 뭣이라더라 밥풀 여럿 단 쏘위 같은 것...."
그러면 마당 한구석에서 다가온 어둠이 빤한 눈으로
우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잠이 쏟아질 것만 같은 내 눈에
갑자기 별빛 한 무더기가 쏟아져내렸다
환한 밤이었다

 

 

--------------------------------

이런 구수하고 정겨운 고향의 기억들은 어떤가. 따스하고 인정 넘치는 대화가 그대의 귓가를 오래 맴돌지 않는가. 어느덧 '데름' 하고 귓가에 자작자작 스며드는 형수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동화처럼 살아있는 곳, 바로 그리움의 기원인 우리들 마음속 고향이다. 각박한 세상의 맞장과 예기치 못할 난황의 인생살이 속에서도 변함없이 언제라도 우리에게 두팔 벌려 마음을 위무해주고 감싸안아 줄 것 같은 푸근한 고향! 이 시가 깊은 감동과 울림으로 다가선다.

이시영 시인은 전남 구례 출생,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 국문과 수학. 1969년 『중앙일보』신춘문예 시조 등단,『월간문학』시 등단. 시집으로 <만월>, <바람 속으로><길은 멀다 친구여>, <이슬 맺힌 노래>, <무늬>, <사이>, <조용한 푸른 하늘>, <곧 수풀은 베어지리라>.<우리의 죽은 자들을 위해 >가 있으며, 정지용문학상, 동서문학상. 현재 창작과비평사 대표이사 부사장,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객원교수로 재직.

 

 

 

 

 

 

 

[ⓒ 뉴욕코리아(www.newyorkkorea.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댓글 : 0
번호 제목 작성자 조회 등록일
6 [뉴욕코리아시단] <이 아침의 시>새는 너를 눈뜨게 하고/천양희. 신지혜 시인 3460 2011-01-26
5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아,정말 얼마나 무서웠을까/이성복 시인. 신지혜 시인 3463 2011-01-26
4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한 호흡/문태준 시인 신지혜 시인 3669 2011-01-26
3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섣달 그믐날/유안진 시인. 신지혜 시인 3718 2011-01-26
2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자화상/유안진 시인 신지혜 시인 3671 2011-01-26
1 [뉴욕코리아시단] <이 아침의 시>식당의자-문인수 시인. 신지혜 시인 3601 2011-01-26
1 | 2 | 3 | 4 | 5 | 6
회원정보
닉네임 신지혜 시인 (_admin_)
가입일 2008-07-23
등급 운영자 (1)
활동
포인트 : 0
게시물 작성수 : 0
댓글 작성수 : 0
쪽지보내기
닉네임 신지혜 시인 (_admin_)
제목
내용
(0/200바이트)
게시물 신고하기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거나 불건전한 게시물을 운영자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운영자 확인 후 해당글 삭제조치 및 해당 회원에게 불이익이 갈 수 있습니다.
허위신고시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글 제목 [뉴욕코리아시단]<이 아침의 시>...
글 작성자 신지혜 시인
신고이유
회사소개 | 개인정보취급방침 | 회원약관 | 고객지원센터 | 제휴 및 광고문의 | 광고안내   
 

 

Contact Us : 고객센터문의, Tel: 대표 201-674-5611

E-mail: lakorea77@gmail.com, 빠른카톡상담ID : newyorkkorea 

미국최대 대표포털 LA코리아는 미국법률변호사고문 및 미국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컨텐츠 및 기사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c) LA Korea INC. News Media Group in US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