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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e > 전문가초대칼럼 > [초대시단] 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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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시단] 시가 있는 아침
[LA코리아시단]<아침의 시> 술 받으러 가는 봄 / 이화은
작성자: 신지혜 시인 조회: 7487 등록일: 2013-12-29


 

술 받으러 가는 봄

 

 

 

 

이화은

 

 

 

물병아리 한 마리가
딱,
반 되짜리 주전자 뚜껑만한 고것이
겁없이 봄강을 끌고 가네
꼬리물살이
풍경화 속 원근법 같기도 하고
후라쉬 비추고 가는 외로운 밤길 같기도 한데
고 뚜껑이 잠시 물속으로 잠수라도 해버리면
강은
덩치 큰 아이처럼 철없이 길을 쏟아버리고 마는데
반 되가
턱없이 말술이 되기도 한다는 걸,
오래된 풍경화 속 원, 근, 어디쯤에
후라쉬 불빛 가까이 들이대고 보면 거기
쭈그러진 아버지 반되짜리 주전자
꽥꽥 혼자서 울고 있다네
술 받으러 가는 아이처럼 물병아리
달그락 달그락
추억 쪽으로 너무 멀리 가지 말거라
봄은 겉 늙어버린 덩치만 큰 아이 같으니

 

 

 

----------

이 시가 3월의 봄을 연다. 작은 물병아리 한 마리가 바로 올봄의 전령사다. 시인은 물병아리가 술 주전자를 들고 아버지 심부름 가는 모습으로 비유한다. 봄강을 끌고가는 작은 물병아리의 앙증맞고 경쾌한 모습으로 인해 강의 원근법이, 그리고 꼬리물살이 번지는 생생한 풍경이 눈을 시원하게 씻겨주지 않는가. 이제 봄이다. 저 영상에 시선을 빼앗기며 겨우내 어두웠던 휘장을 와짝 걷어버릴 수밖에.

이화은 시인은 경북 경산 출생. 1991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이 시대의 이별법><나 없는 내 방에 전화를 건다><절정을 복사하다>등이 있다. 시와시학상 젊은 시인상을 수상했다.  신지혜<시인>

 

 

 

 

 

 

 

신지혜<시인>

웹사이트; www.goodpoem.net 

이메일: shinjihyepo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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