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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e > 전문가초대칼럼 > [초대시단] 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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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시단] 시가 있는 아침
[LA코리아시단]<아침의 시> 모래의 순장 / 김경주
작성자: 신지혜 시인 조회: 7740 등록일: 2013-09-08


 

 

아침의 시

 

모래의 순장

 

 

 

김경주

 

 

 

모래는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여도 움직이고 있다
멈추어 있는 모래를 본 적이 없다
직경 0.8밀리미터의 이 사각의 유동이란
무섭도록 완강하고 부드러운 것이어서
몇만 년 동안 가만있는 것처럼 보여도
가장 밀도 높은 이동을 하고 있다
모래는 자신이 살아 있는지 죽어 있는지조차 관심이 없다
자신의 흐름을 거부할 수 없는 유력으로
모든 체형을 흡수하고 알 수 없는 곳으로 흘러간다
거미가 남겨 놓은 파리의 다리 하나까지도 노린다
모래가 지나간 곳에서는 무덤냄새가 난다
모래 속으로 천천히 잠겨 들어간 손을 보면
부드러움이 얼마나 공포일 수 있는지
이처럼 달콤한 애무 앞에서 저항이란
인간이 이해할 수 없었던 가장 아름다운 예의일지 모른다
모래는 순장을 원하는 것은 아닐까
모래는 스스로의 무덤을 갖지 못해
다른 것들의 몸을 빌려 자신을 묻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수만 년 전부터 떠돌고 있는 자신의 무덤을 찾기 위해
자신의 유랑 속으로 끝도 없이 다른 것들을 데려가는 것은 아닐까

 

한 번도 자신의 무덤을 가져 보지 못한 모래들이
무수한 무덤을 만들어 내는 노래는 무섭고 서글픈 동요에 가깝다

 

이 별은 그 모래들의 무덤들을 기록하는 시간들과
그 모래에 잠겨 허우적거리던 눈이 큰 곤충들로 구분된다
때로 기이한 문장에도 이런 알 수 없는 모래가 흐른다
문장 속으로 모래들이 차오르고
이윽고 두 눈이 모래 속으로 잠겨 들어간다
모래가 빠져나갈 때가 되면
모래의 신체로 변해가는 언어 속에서
몇만 년 전 자신의 눈이 되었어야 했을 생물을 발굴한다
그러고 나서 그는 모래 속에 잠긴 손을 꺼내 이렇게 다시 쓴다

 

인간을 닮은 문장은 수의를 여러 번 바꾸었지만
모래를 닮은 문장은 모든 것들에게 스르르 수의를 입힌다

 

운이 좋으면 삶은, 수의를 입은 채 흘러가는
여러 개의 유역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문장은 차곡차곡 자신에게 흘러온 모든 언어들과 함께
순장을 바라는 것은 아닐까
기이한 균형으로
나른하게…
사라지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

이 모래에 빠져보자. 모래 속 낱알인 모래알은 언제 순장되는 것인가. 언제 자신의 무덤을 갖게 되어 제 수의를 제가 입은 채 떠내려가는가. 그러나 모래자체는 죽지 않는다. 이 시속의 모래는 흘러가고 유랑한다. 모든 세상의 부유물들과 동침하고 오래된 허밍처럼 부드럽게 스며들어간다. 마치 기이한 문장처럼 번지는 것이다. 모래는 어디에나 전염된다. 몽상적인 이 모래의 세계, 모래는 삶의 운동을 제약 없이 가속하고 끝없이 변복(變服)하여 어떤 것의 무덤을 갖게 된다. 저 모래의 맑은 영혼같은 우리들.

 

김경주 시인은 전남 광주출생. 2003년『대한매일』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였으며, 서강대 철학과 졸업. 시집으로<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기담><시차의 눈을 달랜다>가 있다. 오늘의젊은작가상, 김수영문학상등을 수상했다.

 

신지혜<시인>

 

 

 

 

웹사이트; www.goodpoem.net

이메일: shinjihyepo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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