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약속을 기억하고 있는 것 - 나영채 시집
(상상인 시인선 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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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채 시인은 내면에서 한순간 솟아오르는 오랜 자연의 리듬을 발견하고, 그 짧은 순간에서 만만찮은 시간의 축적과 그로 인한 파생적 존재 전이의 양상들을 간취해낸다. 매혹적 상상과 감각이 그 특유의 사유를 구상화하는 순간을 허락하고 있다. 우리는 그 상상과 감각이 바로 그녀의 시를 가능케 해준 원질原質이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오랜 시간의 축적을 받아들이면서 그 안에서 사라지지 않는 보편적 삶의 이치를 발견해가는 그녀의 혜안이 아름답게 발현될 때, 우리는 강렬한 한순간의 기억 그리고 그 기억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시간을 이어가야 했던 사물의 존재 형식을 흔연하게 만나게 된다. 점착성이 강한 언어로 오랜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면서 그 자리가 바로 시간의 형식임을 발화해간 이번 시집은, 그 점에서 시간의 속도를 미루고 그 깊이를 전면에 내세운 결과임 셈이다. 그 과정에 동참할 때 우리도 아름다운 시간을 오래도록 마음을 남기게 될 것이다.
_ 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시인의 말
연잎의 물방울처럼 겉돌았다
그럴 때마다 내 안의 생각을 다독이면
혼돈의 심장이 젖곤 했다
겉도는 물방울의 중심은 어디에도 있었고
그러니
時가 수련처럼 피어나기를!
2023년 1월
나영채
시집 속의 시 한 편
바람꽃
바람을 입고 앉았다
언 땅에 당신이 꽂힌 바람꽃
아직 겨울은
제 몸의 꼬리를 끊지 못했는데
봄이란다
시간의 꽃은
기다림처럼 모두 색을 가졌다
겨우내 예열했던 외대바람꽃이
하양에 든 당신을
가만히 탐색 중이다
목차
1부
빗방울 화석
씨앗이라는 감옥
빗방울처럼
본래
배춧잎 우주
백화점에 입점한 바다
허언虛言은 세다
비로소 찔레꽃
귀는 마음에 산다
다시, 탄생하는 얼굴들
생명들
사슴과 바람과 소리
2부
장미는 갱년기
간이 밴 신앙은 소금
줄의 힘
흐르는 사람들
달의 맛
겨울나무 자서전
소만
명아주
미늘
가방 은중경恩重經
낮은 숨은 높은 숨
그날의 재래시장
꽃은 져도 꽃이다
3부
나무바라기, 시바라기
지극한 설득
비밀 품은 숫자들
빈자리
아버지의 계절
호박의 부양 능력
물꽃
미궁
오후의 바다
숲의 볼륨을 높이다
꽃을 바라보는 까닭이지요
초승달과 겨우살이
가방코
4부
우이천 풍경
한때 연리지
추억은 장마로 쏟아지고
모감주 그늘
노지
나의 도정법을 찾지 못해
문
공중의 맛
희미와 분명
모과가 가장 모과일 때
365일 첫눈
미래일지
해설 _ 한없이 둥근 빛을 던지며 번져가는 생명의 서정
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저자 약력
2016년 『예술세계』 등단
시집 『파란 시간이 있다』 『그런 약속을 기억하고 있는 것』
제 5회 해동공자 최충문학상 수상
제16회 제부도바다 시인학교 백일장 수상
2022년 상반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창작준비 지원금 수혜
skynaa@hanmail.net
그런 약속을 기억하고 있는 것
상상인 시인선 029 | 2023년 1월 6일 발간 | 정가 10,000원
규격 |128*205 | 130쪽 | ISBN 979-11-91085-86-0(03810)
도서출판 상상인 | (06621)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74길 29, 9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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