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시인선 0160 이초우 시집 [웜홀 여행법]
웜홀 여행법/ 이초우/ (주)천년의시작/ B6(신사륙판)/ 142쪽/ 시작시인선(세트 0160)/ 2014년 1월 29일 발간/ 정가 9,000원/ ISBN 978-89-6021-198-8 04810/ 바코드 9788960211988 04810
■■ 신간 소개 (보도 자료 겸 출판사 서평)
이초우 시인의 신작 시집 [웜홀 여행법]이 (주)천년의시작에서 2014년 1월 29일 발간되었다. 이초우 시인은 경남 합천 출생으로, 2004년 월간 [현대시]를 통해 등단, 부경대학교 해양생산시스템관리학부를 졸업했다. 시집으로 [1818년 9월의 헤겔 선생]이 있다.
이초우 시인의 [웜홀 여행법]은, 시인의 말을 직접 빌려 말하자면, 바슐라르적 의미의 상상력, 즉 “직관의 이미지들을 변형시키는 능력이며 애초의 이미지들로부터 해방시키고, 변화시키는 변형 능력”이 과연 어느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전례가 될 것이다. 또한 이초우 시인의 [웜홀 여행법]을 지탱하고 있는 특히 은유와 활유와 인유는, 단지 수사학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세계와 자기 자신을 감각하고 인식하는 토대라 할 수 있겠는데, 그 생물학적 나이와 상관없이 이초우 시인이 얼마나 젊고 싱싱한 시인인지를 입증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초우의 시는 정말 아름답고 역동적이다.
■■ 추천사
“내 눈길도 은유의 저 거울을 통과만 하면, 번득이는 달마의 안광처럼 송운의 운명까지 훤히 헤아려 볼 수 있지 않을까”(<은유의 거울>). 이 시구는 이초우 시인이 은유가 시의 핵심 기제라는 것을 꿰뚫고 있다는 점을 말해 준다. 그의 은유는 보폭이 넓고 진폭은 크다. 자연에서 문명까지, 현실에서 초현실까지, 일상에서 예술까지, 과거/미래에서 현재까지 중층적으로 겹쳐 있다. 특히 미켈란젤로, 고흐, 모딜리아니, 김정희, 이중섭 등의 예술 작품을 인유한 시편들은 흥미로운 메타적 상상을 보여 준다. 은유와 상상은 그가 밝힌 대로 “성단(星團)과 성단을 단숨에 뚫고 지나갈 ‘웜홀 여행법’”(<채석강(彩石江)>)을 탐색하는 여정이다. 따라가 보자.
―이형권(문학평론가,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초우 시인의 활유법은 자연에 유추적인 상상력을 불어넣어 신화를 소생시키고 자연을 인간처럼 살아 있는 무엇으로 인식하게끔 하기 위해 활용된 것이다. 이는 인간 사회가 자연을 죽은 것으로 취급하여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적 인식에 의해 뒷받침된다. 그래서 이초우 시인은 시인이란 존재는 인간에 의해 병든 나무를 돌봐주고 다시 살리는 “수의사(樹醫師)”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시집에서 시인의 시작(詩作)은 이렇게 생태학적인 의식을 바탕으로 진행되었다고 하겠다. 이초우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인 이 [웜홀 여행법]의 시편들에서는 더욱 증폭되고 활기찬 상상력을 통해 자연현상으로부터 신화가 탄생하는 장면을 보여 주고 있어서 주목된다.
―이성혁(문학평론가)
■■ 저자 약력
이초우 경남 합천 출생. 2004년 월간 [현대시]를 통해 시 등단. 부경대학교 해양생산시스템관리학부 졸업. 시집으로 [1818년 9월의 헤겔 선생]이 있음.
■■ 시인의 산문
보름이 눈앞인 인자한 달, 딸아이가 꽤 얇은 분홍 우주복을 입고 수년 전 달의 언덕에 정착한 우주 기지선의 투명 창문을 내다보며 지구를 생각하는, 집 같은 소형 기지선의 좁은 방 한 칸에서 6개월째 ‘척박한 달의 환경에서 이주민들의 적응력 제고를 위한 연구’를 하고 있는, 딸아이야! 안전이다. 조신해라. 모든 기기는 오작동이 없도록 철저히 지침을 따르고,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이렇게 나는 멀리 떨어져 공부를 하고 있는 딸아이를 아주 쉽게 달로 이주시켜 보는, 재미있다.
하지만 만만찮다. 내가 현실에 부대껴 + - × ÷ 셈만을 계속하는 동안, 어느 날 그만 말도 없이 우뇌의 집에서 내 직관이 집을 나가 버린 것, 내 머리 위로 까마귀 몇 마리가 몰려와 까악까악 울어 대고, 나는 실성한 사람처럼 초췌한 모습으로 이저리 헤매다가 깊은 산속 암자에 앉아 혼을 불러들이는 무당처럼 기도를 하고,
하지만 그녀는 그냥 돌아오질 않고, 산 자보다 죽은 자들의 옆모습을 줄곧 보여 주다가, 왠지 그날 밤엔 누렁이 암소 한 마리를 내 옆자리에 눕혀 잠들게 했어.
겨우겨우, 간신히, 오던 소낙비 금방 걷히고 화사한 햇살 마구 쏟아지는 ‘밀레의 봄’처럼 무지개를 타고 돌아온 그녀, 나는 그날부터 그녀에게 온갖 정성을 다해…….
가스통 바슐라르가 “시는 시인의 상상력의 산물이다”라고 했어. 상상력은 직관의 이미지들을 변형시키는 능력이며 애초의 이미지들로부터 해방시키고, 변화시키는 변형 능력을 말한다고 했지.
―이초우
■■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012 신의 악기
014 채석강(彩石江)
016 종소리―에밀레종
018 연잎 위의 물방울
020 아프로디테, 자유연상
021 눈물의 색깔은 주홍이다
023 털
024 달과 까마귀
026 네 혼을 삼키려 든 것은
028 광고판의 숫자들
030 기계들
032 지평선―까마귀가 나는 밀밭
034 그 호숫가에 머물기 위해
036 뒤뜰에 있는 백합처럼
제2부
040 나는 아버지를 본다(I look at my father)
042 해체
044 뒷집 원룸 404호
046 α와 Ω
050 그래도 난 그냥 앉아 있기만 했다
052 남자의 태몽―소녀
054 가을 별자리
056 新歲寒圖分析論
058 금샘(金井)
060 불꽃 축제
062 불이(不二)
064 광안대교(Diamond bridge)
066 전기스탠드(Stander)
068 물의 환희
제3부
070 야누스의 눈
072 망치 치는 거인
074 몸의 꽃
076 자주색과 주홍색 사이
078 뒤집힌 게
080 사과
082 秋史體
083 소금 자루
084 모롱이에 관한 소고(小考)―껌
086 우뇌(右腦)의 집
088 모딜리아니의 푸른 눈
090 기계의 눈물
092 노아의 초승달―일신 여의도91
094 은유의 거울
제4부
096 표정학(表情學)
098 특별한 액자
100 영혼의 길
102 먹물 한 점
103 싶을 때가 있다
104 평면 에스컬레이터
106 광장
108 가이아의 유두―城山 日出
110 썰물
112 중도(中道)
114 수상한 기억
116 물방울
118 백담(百潭) 모텔
120 돌고래 시험 무대
해설
122 이성혁 에로티시즘의 신성과 ‘영혼의 길’의 탐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