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을 비문으로 적는다 - 김혜천 시집
제2회 시산맥 창작지원금 공모당선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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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천 시인은 세계의 유동성에 주목한다. 그녀에게 있어서 세계는 겹 제곱 방정식처럼 증식한다. 동일성의 문법을 깨뜨리는 세계는 늘 탄생의 새로운 문턱에 있다. 경계를 넘어가는 언어는 포획을 거부한다. 시인은 완결된 문장을 거부한다. 시는 종결의 언어가 아니라 생성의 언어이다. 그러므로 이 시집의 제목처럼 시인이 적는 첫 문장은 늘 비문이다. 비문은 완결을 거부하는 언어이며, 무엇이 든지 될 수 있는 언어이고, 도래할 문장을 꿈꾸는 언어이다. 김혜천은 정주定住의 순간 이주를 꿈꾼다. 그녀에게 모든 언어는 지나가는 고원高原이다. 그녀는 유목민처럼 세계를 유랑하고, 세계는 그녀를 유랑한다. 그녀에게 있어서 주체와 대상은 아메바처럼 고정된 형식을 갖지 않는다. 움직이고 흐르는 것들이 ‘차이’를 만든다. 다른 것들끼리의 접속이 일어나는 자리는 생성의 자리이다. 그러므로 동일성은 아메바의 위족처럼 순간적으로만 존재한다. 동일성은 차이와 이질성의 섬광에 불과하다. 시인은 산란하는 알들의 언어에 매혹 당한다. 세포는 증식되고, 형태는 변화하며, 존재는 생성된다. 김혜천은 이 무한 형태 변용metamorphosis의 세계에 주목한다. 이 시집은 끊임없이 부화하는 세계를 들여다보는 유목 언어의 기록이다.
- 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 해설 중에서
[저자]
김혜천
서울 출생
2015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첫 문장을 비문으로 적는다』
2017년 이어도문학상 수상
2020년 푸른시학상 수상
2022년 시산맥창작지원금 수혜
다도인문강사
hyechon5588@hanmail.net
[시인의 말]
내 안에
나를
일으켜 세우는
불꽃이여
닿을 수 없어
더
닿고 푼
그대여
2022년 3월
[목차]
1부
첫 문장을 비문으로 적는다 _ 18
불씨 _ 20
오리엔탈골리앗왕꽃무지 _ 22
화형식 _ 24
슬랙라이너 _ 26
사막을 깁는 조각보 _ 28
니체의 아이 _ 30
사하라 _ 32
욕망이라는 이름의 기계 _ 34
아틀란티스 _ 36
폐허에서 오는 봄 _ 38
물詩의 집에서 _ 40
리토르넬로 _ 42
2부
바람과 색 그리고 _ 46
그늘의 미학 _ 48
나비장 _ 50
알들의 소란 _ 52
탈脫 _ 54
소리의 질료 _ 56
허기 _ 58
허들 _ 59
침묵의 사계 _ 60
돔의 들다 _ 62
묵화墨畫 _ 64
해석을 기다리는 기호들 _ 66
페이블랑 _ 67
타트론 _ 68
3부
호랑이 _ 72
문고리에 대한 새로운 조명 _ 74
기척 _ 76
나침반 _ 78
바람의 수화 _ 80
봉스와 _ 82
빛과 어둠의 변주 _ 84
성수동 엘레지 _ 86
무젤만 _ 88
추락하는 날개 _ 90
거미줄 _ 92
낙화 _ 94
아이스크림 파우더 _ 96
4부
풀에 대한 에스키스 _ 100
몽상가의 턱 _ 102
침묵의 바다 _ 104
달의 문장 _ 106
풍마風馬 _ 108
거품꽃 _ 110
포란 _ 112
해조음 _ 114
바닥론 _ 116
푼크툼푼크툼 _ 118
허공 경작지 _ 120
발전도상인 _ 122
걸어가는 사람 _ 124
■ 해설 | 오민석(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 _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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