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으로는 안을 수 없다 - 김수엽 시조집
(상상인 시인선 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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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엽의 시조집은 다양한 삶의 실감을 정성스럽게 화폭에 옮기면서도 순간순간의 기억들이 흘려보내는
소리를 담아내기도 한 미학적 집성集成 으로 다가온다. 시인은 생명 있는 것들이 어울리는 고요한 화음和音을
들으면서 우리가 살아 있다는 존재 증명의 기운을 강렬하게 느기도록 해주고 있다. 우리는 그 '역동의 고요'를
통해 언어를 넘어선 '빛나는 숨소리'를 듣게 된다.
-유성호 (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저자
저자 : 김수엽전북 완주 삼례에서 태어나 1992년 중앙일보 연말 장원과 199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조집으로 「등으로는 안을 수 없다」가 있다.2020년 아르코문학창작지원금을 받았고 현재 역류, 율격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꽃심’ 전주에서 살고 있다.
등으로는 안을 수 없다
너의 눈빛 나의 눈빛한 점으로 부딪칠 때그 순간 숨이 멎고 손바닥에 땀이 나면이런 게사랑이라고 내 심장이 쿵쿵거린다그대 앞에 눈 감아도한꺼번에 안기는 마음손잡으면 체온들이 부딪쳐서 뜨거운 몸목젖이꼴깍거리며마른침을 삼킨다마주 봐야 느낄 수 있는 그 사람 거친 호흡돌아서 등 돌리면모든 혈관 식어서절대로내 넓은 등도그 등을 안을 수 없다
1부 또 봄날 내 몸속의 숨사랑 오는 날 19봄을 대하는 태도 20나무의 말 21가로등이 진다 22아버지의 대문大門 23사의재四宜齋 24생각하는 봄 26겨울 강 27청소부의 손 28첫차 30막차가 간다 31잘 익어 터지는 가을 32쉼표를 가지고 33그리움 타령 34겨울 저수지에는 보름달이 산다 35등으로는 안을 수 없다 362부 햇볕이 한 뼘 창에 와 두드리는공복자 시점 39황당한 감귤 40소금이라는 말 41인터넷 검색 42우리를 위한 경고警告 43잠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44정읍행井邑行 455월, 과원果園 46서울역 지게꾼 48어느 노동자 삶 49창문 대화 50그해 4월이 아프다 52다시 아픈 4월 54여전히 4월이 아파서 56고양이 도로는 없다 58하루라는 음절 60차가운 볕 613부 순간 내 눈 속에 퍼뜩 켜지는 눈물등燈이제 집에 가요 65뒤척이다 66맛 기억하다 67꽃, 101호 68눈, 301호 69흰 숨 70꾹 눌러심은 씨 71흐르는 길 72꽃을 심었더니 봄 73매운 기도 74체온은 녹지 않는 약 75노인병원에서 76수북한 말 784부 딱 한 사람 그리워하는 무게만큼 커가는 것통과의례 83그믐달 84고인돌 85사랑이 사랑일 때 86단풍 이름 87고드름 88낙엽이 89나무 그늘 90싹 91지금, 카톡 92손자孫子 93눈사람 94이름 쓰다 95완두콩 96달팽이의 걸음으로 97해설 _ 기원과 궁극을 사유하는 “빛나는 숨소리” 117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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