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네안데르탈 - 최종천 시집
(상상인 창작기획 시인선 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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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어른의 동시라고 해도 좋다. 에덴동산인 셈이다. 아이가 줄어든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자연의 모든 것이 기적이고 아기를 보면 우리는 그냥, 세상에! 하고는 말문이 막히는 것이다. 우리는 조건 없이 태어나고 살고 죽어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사랑을 받고 자란 세상, 우리의 미래는 아름다울 것이다. 어린이들을 사랑하는 것은 어른들의 바람이자 행복이고 끝까지 지켜져야 하는 약속이다.
_ 최종천
저자 약력
최종천
1986년 『세계의 문학』 등단
시집 『눈물은 푸르다』 『나의 밥그릇이 빛난다』
『고양이의 마술』 『인생은 짧고 기계는 영원하다』
『그리운 네안데르탈』
산문집 『노동과 예술』 간행
제20회 신동엽 문학상 수상
제5회 오장환 문학상 수상
전국도서관 협회 우수 도서상 수상
glad123@hanmail.net
시인의 말
나는 어린이만 보면 말을 거는 사람이다. 아빠와 엄마와 같이 있건 아니면 혼자 있건 말을 건다. 우리나라는 자식 인심이라고나 할까? 하여튼 좀 지나치다 싶게 함께 노는 것을 좋아한다. 어떤 부모들은 고맙다고 한다. 어떤 젊은 신세대 주부들은 마트에서 카트에 실린 아기를 내 앞으로 밀어 주기도 한다. 안녕하세요- 해. 하면서, 그러면 그 고운 손을 잡아 볼 수밖에 없다.
자기 자식을 죽이는 일이 가끔 일어난다. 자식이 아니더라도 어린이를 죽이는 일이 일어난다. 왜? 사형으로 다스리지 않는지? 이 나라가 어쩌려나 싶기도 하다. 기성사회는 모든 일에 어린이를 우선하여 고려해야 한다. 다섯 살 아래는 미물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냥 자연이다. 나무를 베어내면 소리를 지르지 못한다. 저항이 없다. 어린이도 그렇다.
이 시집은 거울 같은 시집이다. 어른의 동시라고 해도 좋다. 에덴동산인 셈이다. 지금의 어린이들은 유년기를 빼앗겨 버리고 곧바로 어른이 되고 있다, 예수는 어린이를 앞에 세우고 이렇게 말했다. “너희 중에 누구도 이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고는 천국에 들어올 자가 없느니라” 맞는 말이다. 이 나이에 내가 어느 동네 어린이 골목대장만 해도 아주 잘나가는 인생일 것이다. 어린 나이에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를 보면 슬프다. 지옥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거다. 어린이가 없다는 것은 착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착한 사람이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세상이 망한다는 것이다. 어린이가 귀해지고 있다.
2021년 7월
시집 속의 시 한 편
삼각형 만들기
엄마와 아빠는 잘 싸우는 편인데요.
저는 학교에서 삼각형에 대하여 배우고 나서부터
제가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지요.
요사이는 제법 바쁘답니다.
제가 조금 늘어지게 늦잠을 자기만 해도
엄마와 아빠는 서로 길이를 잰답니다.
제 역할은 주로 밑변이라 할 수 있어요.
아버지는 화가 나서 방에서 큰소리를 지르시고
엄마의 설거지하는 소리는 유난히 시끄럽고
저는 얼마나 길게 늘어져야 하는지.
하지만 비명을 지른 적은 없지요.
저는 엄마를 사이에 두고 아빠와 삼각관계지요.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삼각형은 이 우주보다 더 먼저 있었다고 해요.
그건 정말 그럴 것 같아요.
아빠와 엄마가 나를 만드신 것은
하느님보다 더 잘한 일이죠.
차례
1부
삼각형 만들기 _ 019
자폐증 _ 020
그리운 네안데르탈 _ 022
입주 _ 024
반지 _ 025
엄마야, 문 좀 열어주라 _ 026
틈새 _ 028
항공모함 _ 030
심부름 _ 031
에덴의 동쪽 _ 032
나는 몰랐어라 _ 033
혼자 노는 아이 _ 034
나, 숨을 곳 _ 036
손과 발 _ 038
개복숭아 참복숭아 _ 040
2부
눈 _ 045
아기가 울다 _ 046
1250그램 _ 048
주접떨기 _ 050
공갈젖꼭지 _ 052
거짓말하지 마라! _ 054
무거운 짐 _ 056
세월의 거지 _ 058
하늘나라 _ 059
이세를 낳아야 하는 이유 _ 060
짠한 운명 _ 062
금방 어디로 가버려! _ 064
다 울었어? 더 울어! _ 066
아으, 놀랐잖아! _ 068
DNA공법 _ 070
3부
그때는 늦어요 _ 075
옹알이 _ 076
아기울음소리 ‘번역’해 드려요 _ 078
정말, 감사합니다 _ 080
아기바구니 _ 082
어린이들의 진지한 흥정 _ 084
기저귀 _ 086
까치 온 날 _ 087
그런 걱정은 할 필요 없다! _ 088
모유수유대사 _ 090
와! 맨발이다 _ 092
손톱 좀 깎아 주세요! _ 095
꼬마들이 갑자기 많아졌다 _ 098
빛이 있으라 하니 _ 100
꼬마아가씨 구하기 _ 102
4부
개교기념일 _ 107
어린이집에서 _ 108
금슬 _ 110
등 뒤에는 _ 111
딸은 아들이 아니다 _ 112
솟아 오른 비닐봉지 _ 114
나연이 _ 116
거미집 _ 118
개구리의 잠 _ 119
눈물이나 닦아 드리리 _ 120
어린이를 찬양함 _ 121
뜨개질 집 수연이 _ 122
니 동생 맞아! _ 124
다섯 살짜리 _ 126
아무나 못 하는 일이다 _ 128
시인의 에필로그 _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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