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없는 얼굴 - 김효숙 문학평론집
(상상인 비평선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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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이후 인간다움이라는 ‘자연’은 소모 일로를 걸어왔다. 인간 욕망의 주식主食은 언제나 ‘결핍’에 대한 허기였다. 전능과 불사를 내재화한 인간의 욕망은 아픔이 없는 에로스를, 불행에 무지한 행복을, 슬픔이 소거된 감정을 키웠다. 자신의 마음마저 사물화하는 사태가 자기 안에서 벌어지는 것도 모른 채 장구한 시간 동안 그 마음마저 보철로 교체하려 애썼다.
- 본문 중에서
책소개
김효숙 평론가의 두 번째 평론집. 시론과 소설론으로 구성하였다. 팬데믹 리얼리즘 이후의 변화를 예감하면서 인간다움을 소모하는 진보의 의미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폈다. 내일로 이월할 수 없는 가치들의 집합소인 지금 이곳의 문학을 당대의 언어로 해석한다. 인간과 인간성을 더 세심하게 질문해야 하는 시대로의 급격한 전환. 그러면서 살아가기와 –되어가기. 멈출 수 없는 글쓰기의 기쁨과 슬픔을 담아낸다. 변화를 주문하는 시대의 첨단에서 긍정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인류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시 쓰기가 유일한 과업일 수 없는 토대일지라도 그것이 명백하게 중요한 일이라는 점은 시인에게 움직일 수 없는 진실이다. 따라서 시 쓰기와 현실은 서로 반세력이기도 하고, 균등하게 서로 스미는 관계이기도 하다. 강제하지 않을수록 시는 오고야 말며, ‘지금’의 골칫거리들을 먹으면서 뱉어낸다. “미래가 골칫거리인 사람”의 느끼한 몽상에는 우리의 감각이 요동치기 어렵다. 지금 여기의 사건들에 한층 예민해진 시인의 감각이 우리의 몸을 떨게 만든다. 몽상이나 생각으로부터 도약한 실현으로서의 시 쓰기 덕분이 아닐까. 여기에 공감하는 사람은 지금 “손!”(을 들어보시길.)
주류 소설가 또는 비주류 소설가라는 구분은 문단이 강제한 것이다. 이러한 구분법은 소설의 진실을 떠나면서 형성된 굴절 현상으로, 지금까지 관습화해 온 방식으로 서둘러 판별하고 종결지으려는 이들이 즐겨 쓰는 것이다. 그러니 소설이여, 작가여. 이렇게 위로를 해보는 건 어떤가. 소설을 향한 간절한 사랑만이 소설의 모든 것이자 주류여야 한다고.
―본문 중에서
목차
책을 펴내며
제1부 _ 안부를 묻는 일
기록하는 자와 인간의 자리
팬데믹 초기의 소설
지금 ― 여기 팬데믹 리얼리즘
계간지 발표 소설 톺아보기
어떤 석연찮은 신체들
「방」(강화길) · 「어느 날 거위가」(전예진)
‘―되는’ 문학과 전환기의 상상력
자전(Auto) 또는 픽션으로의 경사傾斜
마지막 문청들의 자기보존법
임재희 소설 『비늘』
제2부 _ 액체이동을 허하라
침투하는 고스트들
강희진 소설 『유령』
누가 처음 자리로 돌아왔나
강영숙의 소설
생각나무가 피워낸 소설꽃
서성란 소설 『쓰엉』
작가는 존재를 불러내는 자
권비영 소설 『덕혜옹주』
제3부 _ 자주 하는 질문들
잃어버린 시간을 아이 ― 되기로 다시 쓴다
최금녀 시집 『기둥들은 모두 새가 되었다』
약사略史로 쓴 노동의 행복
김신용 시집 『너를 아는 것, 그곳에 또 하나의 생이 있었다』
서정 변환의 능력
나태주의 신작시
생각하는 신체의 사라짐을 생각하는 일
주창윤의 시
제자리, 어우러짐, 그리고 활기
이영신의 신작시
듣는 시의 가능성
강서일 시집 『고양이 액체설』
내려놓을 때를 아는 사람의 기록
김용권 시집 『그림자는 그림자놀이를 한다』
‘끝’을 밟는 몸 ― 나와 세계의 접촉
권민경 시집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
최상의 연결 계기를 찾아 나가는 마음
이지호의 시
관념의 다이아몬드 세공술
심명수 시집 『쇠유리새 구름을 요리하다』
타자의 신비를 만나려는 활동
김네잎 시집 『우리는 남남이 되자고 포옹을 했다
기관 있는 신체의 감정
우아리의 신작시
닫힌 세계를 여는 마음작용
이효정 시집 『말로는 그랬으면서』
제4부 _ 말 없는 세계의 ‘홀로’ 형상들
지극한 ‘홀로’에서 풀려나 톡! 톡!
말 없는 세계에 투명한 말 걸기
인간 형상을 다듬는 일
『화성작가』 특집시
징그러운 성장의 문턱
임승유 시집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
전능과 불사(immortal), 그리고 눈물 없는 눈
문정영 시집 『두 번째 농담』 · 김승일 시집 『여기까지 인용하세요』
사월四月/死月의 통각을 짚어내다
박연준 · 강덕환 · 박세랑의 시
말, 사람이라는 표명
박소란 · 김복희 · 박민혁의 시
시인이시여, 생각이 많은가
김건영 · 이기성 · 김현의 시
앎과 배움 사이에서 선생님이 가라사대
정재율 · 최재원 · 이소호의 시
경직성에 반란하는 시
김영찬 · 변영현 · 원도이의 시
저자 약력
김효숙 문학평론가
제주도 출생
2017년 서울신문 평론 등단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수료
평론집 『소음과 소리의 형식들』『눈물 없는 얼굴』
단국대 강사
iamddhai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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