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사설 - 최규환 시집
(상상인시인선 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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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선에 사물은 단일한 대신 복잡한 층위로 포착된다. 사물은 보이는 것 너머의 존재태를 품고 있는 복합적인 것이다. 그가 응시하는 사물들은 살아있음으로 인한 숱하고도 굴곡진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 동시에 선명하게도 소멸의 궤적을 그려가고 있다. 삶과 죽음의 양면적 사태 속에서 아프고도 시린 사물의 운명에 대해 말해주고 있는 것이 최규환의 시라 하겠다.
_ 김윤정(문학평론가)
저자 약력
최규환
1969년 서울 출생
1993년 『시세계』 등단
시집 『설명할 수 없는 문장들』
heyzoon21@naver.com
시인의 말
숨을 거두는 이 땅의 무게들이 한창일 때
빛이 돌아와
그늘로 되돌려주었다.
위태로운 절벽 앞에서
겨울강의 온기로 뼈를 내보일 수 있어서
시에게 몸을 맡길 수 있었다.
어둠에서 길들여진 빛이
내 언어를
경이로운 슬픔에게로 데려다 놓았다.
2022년 여름
시집 속의 시 한 편
소등과 점등 사이
빛이 안으로 들어와 눈부시면
목숨의 곁가지야 아무렇지 않게 놓아주어야 할 일이다
언제부터 빛은 소멸이었는지
언제부터 씨앗이 죽은 것의 다른 이름이었는지
그런 사실을 알았을 땐
아무렇지 않게 생활이 우스꽝스럽고
가끔 팔자에도 없는 호사를 누릴 때도
별것 없는 술객의 처량이 밝게 빛나는 것이다
눈을 감고 길을 걸었다
소멸되는 점등의 시간을 뒤로 하고
또 걷다 보면 별이 무덤처럼 보이면서
동공 안으로 들어온 빛의 입자는
고장 난 신호등처럼 까마득하였다
간판이 꺼진 길
골목을 배회하는 한 사람의 뒷목이 빛의 배후로 남아 있다
목차
1부
소등과 점등 사이 19
오후의 주름과 마주할 차례다 20
눈먼 자의 고백 22
강에 이르러 24
그날의 일기 26
묘비명 27
수락산 시편 28
독주毒酒 29
집착 30
찾아오는 시 32
다시 골목으로 34
희망 소읍 36
그 기억에서 38
한날 한詩 39
2부
반성 43
너의 가끔을 생각했다 44
꿈 46
바우모텔 47
멀리 2 48
그림자 50
소나무를 보았네 52
구름이 떠나는 길 54
숨은그림찾기 56
손님 57
양재천변 58
소망 59
외설 60
유배라는 말 61
3부
동백사설 65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행간 1 66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행간 2 68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행간 3 70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행간 4 71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행간 5 73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행간 6 75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행간 7 77
아시나요 79
홍시 다섯 개 80
안과 바깥 82
여름의 빛 83
별의 전설 84
섬세하자 깊은 우물이여 86
난태생 87
4부
경이로운 슬픔 91
도덕적 도둑 92
무기력 94
가장자리 95
어떤 순간 96
부메랑 98
문득 돌아보는 날 99
새는 목적을 두지 않기로 했다 100
입국 102
탐하다 103
기다림의 법칙 104
비밀 106
우두커니 108
극빈 109
해설 _ 어둠에 대한 사랑, 그 찬란한 기록의 시 111
김윤정(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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