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소녀 삐삐 - 최정란 시집
(상상인 시선 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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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란의 시는 소녀-언어와 슬픔-언어가 겹치는 곳에서 태어나는 주름들이다. 그것은 다양한 형식과 콘텐츠로 이루어져 있지만, 겹치고 겹쳐 다름 아닌 ‘최정란의 세계’로 종합된다.
이 시집엔 깔깔대며 세계의 지붕에서 미끄럼 치는 명랑, 발랄한 소녀들의 언어가 있고, 그것들의 배후에서 사선射線으로 내리는 비처럼 우울한 슬픔의 언어가 있다.
최정란의 시는 이렇게 “우울과 명랑이 뒤섞”여 있다. “명랑”은 그녀의 시를 경쾌하게 만들고, “우울”은 그녀의 시를 깊게 만든다.
_ 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
저자 약력
최정란
경북 상주 출생. 계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계명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3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장미키스』 『사슴목발애인』 『입술거울』 『여우장갑』 발간. 요산창작기금, 부산문화재단창작기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창작기금(2020) 수혜. 세종도서 문학나눔(2017)에 선정. <시산맥작품상>(2016), <최계락문학상>(2019)을 수상하였다.
cjr105@hanmail.net
지은이의 말
검은 솥이 흰 두부를 끓이고 있다 두부는 몸 전체가 마음, 으깨지기 쉽고 모서리가 고즈넉한 고요, 저 말고는 아무도 가두지 않는 작은 상자, 역병과 전쟁의 반대말, 평화와 일상의 동의어, 칼로 자른 듯 분명하지만 속속들이 부드러운 미래, 희고 슴슴한 질문으로 가득하다 흰 두부가 검은 솥을 끓이고 있다
2022년 4월 최정란
시집 속의 시 한 편
거절학개론
- 이 필수 교양서의 목차를 지운다
나는 무수히 많은 거절로 이루어진다 내일 사과로 거절당하고, 오늘 오렌지로 거절당하고, 어제 레몬으로 거절할 것이다 거절이 관계를 우롱한다 거절이 관계를 개관한다 관계가 지속될지 끝날지, 거절 이후에나 비로소 알게 된다 삶을 거절해보기 전에는 삶을 모른다 꽃을 거절할 수 없어 열매를 거절한다 달을 거절하지 않을 예정이므로 나는 해를 모른다 삶도 나를 모를 테니, 비긴 걸까 너를 거절할 수 없어 오늘도 나는 나를 거절한다
목차
1부 괜찮아 사람이 되어도
거절학개론 - 이 필수 교양서의 목차를 지운다 19
소프트아이스크림 20
말과 투구와 노새와 랩 22
헝거 문Hunger Moon 24
술병은 비고 스파이는 떠나요 25
눈사람 소년 28
유리로 망치를 깨서 탈출할까요 30
목단꽃 무늬 접시 32
포도 잎 일곱 장 33
프랑스 자수가 놓인 식탁보 34
흰 시간 검은 시간 36
맑음 37
해피 어스 데이 투 유Happy Earth Day to You 40
아득한 아카펠라 42
일기예보 45
2부 농담의 힘을 믿고 끝까지
지그시 51
드디어 52
아마도 53
공중사원 56
6월 60
피노키오 62
고군분투 63
한 번도 본 적 없는 목소리가 손을 흔들면 64
볕멍 67
판탈롱 68
만화소녀시대 70
아침은 맑음, 오후는 모르겠어요 73
뜨거운 취미 76
눈물광대 80
막막광대 81
회의광대 84
위임광대 86
3부 환하고 말랑말랑한
소녀들이 소풍을 가요 91
무적 92
올리브 vs 올리브 96
사슴뿔선인장 97
달려라 하니 100
버뮤다 제라늄 102
독거소녀 삐삐 104
초승달편의점 105
반상회 508 108
반상회 401 110
후크선장 112
사포 115
사십 계단에서 훔쳐 온 사과 116
검은 모자를 쓴 책상 118
십자뜨기 119
목련 부메랑 120
숨도둑 122
눈의 결정을 뜨개질하는 소녀들 124
4부 놀이의 각도
혼자 살아요 129
지구력 130
무희들 132
신문지 놀이 134
해바라기 137
묘지지도 138
뽁뽁이Bubble Wrap 140
우수의 이차방정식 143
셀카Selfie 144
마리오네뜨의 동선 146
빵과 칼의 거리 148
단골이 되기에 너무 늦은 술집은 없다 150
도마뱀이 나타난 저녁 153
무 154
전사의 시 157
부록
울음의 이정표 159
숨죽여 우는 사람 160
프롤로고스 161
해설 _ 발랄과 우울, 그리고 그 사이 - 최정란 시집 『독거소녀 삐삐』 읽기 163
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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