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으로 미끄러져 보라 - 김민채 시집
상상인시선 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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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채 시인의 시적 주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광대’다. 광대는 자신을 우스꽝스럽게 분장하고 타자에게 웃음을 주지만 웃음의 이면에 자신의 고통을 숨긴다. 이런 이중성으로 자기답게 살아가지 못하기에 정체성에 혼란을 겪거나 내가 누구인가를 상실한 존재가 되게 한다.
일상에서 꽃과 함께 살아가는 시인은 자신의 모습을 ‘광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광대는 꽃의 모습이기도 하다.
_ 전기철(시인)
저자약력
김민채
2008년 월간 『시문학』 등단
제18회 푸른시학상 수상
시집 『빗변에 서다』 『노랑으로 미끄러져 보라』
2022년 인천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ysmjhu@hanmail.net
지은이의 말
오늘도 나는,
나에게 건너가는 중이다.
하루가 너무 짧다.
시집 속의 시 한 편
명자 자리
명자꽃잎 하나가 거미집에 내려앉자
거미가 살며시 비켜 앉는 것을 보았다
집의 장력을 견디느라
플라타너스 어깨가 한쪽으로 기운다
빗줄기가 몇 번 꽃잎을 때리고 갔다
바람이 집을 흔들고 갔다
그렇게 맞고 흔들리면서 꽃잎은
집과 하나가 됐다
거미는
평생 가장 멋진 집을 손에 넣고도
부처가 되려는가
요지부동 눈만 굴리고
열한 시 방향
모든 걸 맡겨버린 꽃잎의 흔들림
환한 그 자리
꽃은 떨어져도 꽃이었다
목차
1부
명자 자리 19
칸나가 지나는 여름 20
기둥 선인장 22
앵두가 동동 24
조기 폐차 25
비 오는 날엔 에스프레소 26
아직 거기 있을까 28
3월 30
오후 세 시를 지나가요 31
심장이 틱톡 틱톡 32
참, 말이야 34
앵두나무 집 36
발랑리를 달리고 있어요 38
1이 많은 날 40
꽃멍 42
2부
풍경 47
잠실 48
마침내는 50
어느 목요일의 단상 52
낙엽을 지나가네 54
슬프고 환하게 55
나팔꽃 56
지문指紋 58
너무 먼 집 60
문득 쏟아지는 오후 61
그래 그랬지 62
울음밥 64
붉은 이랑 66
그녀들의 분위기 67
3부
술시 71
솜다리 72
삽목 73
무겁거나 가볍거나 74
모르는 척 76
화목난로 78
헬리오스 80
혹서기 82
달맞이 84
새보다, 봄 86
위기의 멸종 88
겨울 애인 90
팔랑대는 파랑 91
군식구 92
시 익는 밤 93
4부
꽃맞춤 97
마타리를 꽂고 98
물음표 놀이 99
손톱을 깎다 100
비가 오니까 보고 싶어야 102
앞서거니 뒤서거니 103
울도 104
만의골 은행나무 106
주꾸미 107
오늘은 번개 치는 날 108
해빙기 110
하와이 자귀가 세 번째 꽃을 피우면 111
봄이와 입춘이 112
케렌시아Querencia 114
해설 _ 꽃으로 쓴 시 - 김민채의 『노랑으로 미끄러져 보라』 116
전기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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