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말해도 될까 - 정태화 시집
(상상인시선 023)
추천글
여기 운명에 몸 데인 한 시인의 책문策文이 있다. 어떤 정보도 없이 마주한 그의 시집은 차가운 광야에 아득히 멀리 서 있는, 시대를 가늠할 수 없는 비석의 금석문과 같다. 오래 들여다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일 때까지 들여다보아야만 발견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비기祕記가 거기 있다. 인간의 운명이 내어준 질문에 일필휘지가 아닌 천년의 머뭇거림과 고뇌로 제 스스로까지 의심해 존재마저 괄호치기brackrting하는 시인의 고달프고 찬란한 고백이 여기 있다.
_ 전형철(시인, 연성대 교수)
저자 약력
정태화
경남 함양출생
1994년 제8회 『시와시인』 신인상 수상
2007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내 사랑 물 먹는 하마』
『내가 나를 말해도 될까』
2017년 제2회 지리산 지역 문학상 수상
한국시인협회 회원
j-kyung1009@hanmail.net
Poet2580@naver.com
시인의 말
詩가
나에게로 와서
위로가 되었습니다.
~~~~~~~,
이제,
나를 알고 있는
詩들이
세상 어디로든
가서
하나의
기척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생각 언저리에서
나는,
앉은자리 자세를 바로 잡습니다.
2021년 8월
시집 속의 시 한 편
빅-엔젤 그러니까 어떤 목욕 이야기
한때 너를 씻기는 내가 너의 아비였는데 이제 네가 나를 씻기는
한 아이가 오래 걸어온 길 씻김을 받는
언젠가 그때는 내가 너를 씻기는 백열등, 창문이기는 했었지
생각을 멈칫멈칫 꺼내놓고 있는
그러니까 당신은 처음부터 나를 씻기는 그림자였는데
내가 당신의 등 그림자를 씻기고 있는
그런 그림자들이 무럭무럭 늙어가고 있는
이태리타월 한 장의 손길로 너의 등 뒤에 내가 있기는 하지
생각을 불러내고 있는
내 그림자가 너의 그림자를 씻길 때 나는 아직 나를 씻기는 네가
그때의 나보다 깊이
눈보라 흩날려 올 줄은, 허-허 바람이라는 것들의 지문회오리에 너마저
끌려들어 갈 줄은, 그럴 줄 미처 몰랐더라는
차례
1부
퇴적암 전생일기 _ 018
빅-엔젤 그러니까 어떤 목욕 이야기 _ 020
그림이 슬슬, 그럴듯해지고 있는 _ 022
파주 출판단지 _ 024
원탁의 의자를 물어가기로 했다는 _ 026
목이 긴, 새들이 살고 있는 _ 028
틱, 틱 증후군 당신 _ 030
덜컹거리는 자전거가 _ 032
날아온 새를 들이지 못했다 _ 034
만만한 전봇대를 붙들고, 그래서 _ 036
사행천蛇行川을 가다 _ 038
골다공증 나의 나라는 _ 039
석상이 있는 풍경, 컬렉션 _ 040
2부
미스-티 안개가 걷혔다 _ 044
장맛비 _ 046
르누아르 증후군 _ 048
내가 나를 말해도 될까 _ 050
U-턴의 지점에서 잠시 _ 052
수탉으로 산다는 것 _ 054
UFO 외계인들이 찾아왔다 _ 056
천도책天道策에 묻다 _ 058
녹화방송 재방송 중이다 우리는 _ 060
돌부리, 솟아오른 _ 062
소리가 내리는 마을이 있다 _ 064
상족암 펄펄 끓어오르고 있는 _ 066
민들레 홀씨 프롤로그 _ 068
3부
마디의 자리에서 잠시 _ 073
막대자석 하나의 재림 _ 074
몽고반점 인문학 개론 _ 076
르네 마그리트, 그들이 오고 있다 _ 078
마침내 모닥불 _ 080
컴퓨터 모니터 앞에 한 사내가 있고 _ 082
처음부터 다시 프롤로그 _ 084
그냥 _ 088
나라는 오래전 바다를 빼앗겼고 _ 090
근원적 연결고리 _ 092
터널에 갇혔다 _ 094
사막, 혹은 선인장가시 _ 096
소라고등 껍질 하나 _ 098
4부
젠트리피-케이션 _ 103
그대가 단지 그렇다는 것 _ 104
아버지, 위성衛星의 길 _ 106
바로크, 와인을 품은 당신 _ 108
씨앗, 그들에게로 가서 한마디 참견 _ 110
긴급재난지원금 _ 112
다시, 초인을 기다리며 _ 114
그 사람 무명배우를 위하여 _ 116
어떤 것들은 미리 겨울을 겪었다 _ 120
이 詩가 코로나19 바이러스였으면 좋겠다 _ 122
이렇게 침묵하는 세상을 _ 124
나무 이야기 _ 125
과속금지구역 _ 126
해설 _ 전형철 _ 129
운명에의 천도책天道策
[ⓒ LA코리아(www.lakorea.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ntact Us : 고객센터문의, Tel: 대표 201-674-5611
E-mail: lakorea77@gmail.com, 빠른카톡상담ID : newyorkkorea
미국최대 대표포털 LA코리아는 미국법률변호사고문 및 미국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컨텐츠 및 기사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